어느덧 내리는 태양을 고개를 내리고

청명한 하늘에 한 점 구름만 뜨는데, 나는 마치 어제를 잊은 듯합니다.

찰나가 가고 저 잎이 말라 낙엽이 될 즈음

감내하기 힘든 고독을 느끼면

비로소 가을이 왔음을 느낍니다.

그럴때면 나는 남몰래 낙엽을 책갈피 삼아 끼워둔

추억을 꺼내 읽고는 합니다.

한장에 새긴 추억에 나는 웃고

한장에 새긴 추억에 나는 슬퍼하며

한장에 새긴 추억에 나는 후회하며ㅡ

꺼내든 추억들이 상기되어 내게도 단풍이 들었나봅니다.

마침내 추억의 마지막을 다 읽고 나면 날이 또 쌀쌀해 지겠지요.

그럴때면 나는 다가올 다음 가을울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것입니다.

돌아갈 수는 없다만

그렇기에 더 아름다운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