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놓쳐버린 것들이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저는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정확히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이따금 글의 소재도 떠오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마음속에 잔뜩 쌓여있는 주제들이지요.
하지만 천성이 게을러서 텍스트로 옮기질 못합니다.
구석에 방치되어 결국 기억의 저편으로 흘러가 버립니다.

놓쳐버린 것들에 대해 상상할 때마다
어디로 흐를지 모를 낯선 조류를 만나 이리저리 떠다니다가
해변에 도착해 미역처럼 하나하나 걸려있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챙겨주지 못해 괜스레 미안하고 가엽습니다.

새벽 감성과 술로 무장해 다시 건져 올려야겠지요.
다음날의 제가 보기에는 남세스러운 모습이겠지만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이 마냥 즐겁기에 그걸로 되었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무장이 잘 되었습니다.
마음속의 짐을 덜어내고 편히 잘 수 있겠습니다.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꿈이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