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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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손목

작성자

돌아온마이멜로디

쪽지 | 작성자 글보기

번호 35197 추천 6 반대 0 답글 0 조회 5,915 작성시간 2023-08-29 16: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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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후텁지근한 요즈음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그러나 똑같이 하얗고 아름다운 손목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개중에는 눈치를 보며

제 손목을 감추는 이도 있습니다.

강렬하게 타오르는 해가 소매를 태울 듯 노려보아도

시원하게 손목을 내놓은 이들이 의아하다는 듯 슬쩍 눈길을 주어도

나는, 손목을 내어놓을 수 없습니다.

# # #

누구나 그렇듯 나에게도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허나 아픈 기억을 가슴에 새겨둔 남들과 달리

나는 아픈 기억을 손목에 새겼습니다.

그것을 온전히 감내하기엔

나의 가슴이 너무나 유약했기에

왼쪽 손목에 그 짐을 덜어 피로 씻어냈습니다.

하지만 그 거뭇거뭇한 흔적을 볼 때마다

난 하이얀 손목에 대한 울분 섞인 질투를 느끼고 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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