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생을 저질렀습니다
가진것 없이 태어나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았으나
나는 무수히 많은
나 속의 나를
한없이 난도질하며
살아왔습니다

하물며 나조차도
스스럼없이 나를 죽이는데
이토록 파렴치한 삶을
살아갈 의미가 있는것입니까

내가 믿는 이것은
내가 만든 것입니까
내가 만들어진것입니까

찾을 수 없는 답에
한없이 고뇌하며
매일을 괴로워 합니다

나는 도대체
무엇으로서 속죄해야 합니까

지은 죄보다 무거운 형에
한없이 억울해하며
울분을 삭히며
남은 영겁을 버텨야 합니까

...나의 모든것을 혐오하며
죽을 용기도 없이
속으로 스스로를 죽여가며
억지로 만들어낸 나는
참으로 추한 모양입니다

이제는 그만 두렵니다
너를 생각하는 만큼
나를 생각해보려고합니다

모두가 나를 사랑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는 나를 사랑하려합니다

아무리 추악한 나 역시도
살고 싶었겠지요
그저 살아가고 싶은
어린아이였겠지요
마치 나처럼
그냥, 살아있고 싶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