었던 것이에요 >.<ㅋㅋㅋ
올해 어버이날엔 부모님께 라벤더랑 수국을 선물해 드렸다.
엄마는 화초 키우는 걸 좋아하시기 때문에 언젠가부터
카네이션 보단 화초를 선물하게 됐다.
올해에도 길을 지나다니면서 길가에 나와있는 여러 종류의
화초들을 둘러보다가 라벤더랑 수국을 구입했다.
라벤더는 손으로 살며시 쓰다듬으면 풍성하게 라벤더 향이 퍼졌고,
수국은 아주 작은 파란 꽃잎들이 구름처럼 뭉게뭉게 피어 올라 있었다.
라벤더 향을 맡고, 파란 꽃잎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는데
이게 바로 향과 색을 이용한 테라피인가보다.
그런데 엄마는 내가 선물한 그날 라벤더와 수국을 분갈이 했고
수국 머리는 댕-겅 잘라 버렸다 =ㅅ=
나는 너무 아쉬워서 꽃이 시들면 그때 자르지 그랬냐고 하니,
이렇게 해야 잎사귀 쪽으로 영양분이 잘 간다고 하셨다.
곧 납득을 했지만... 아쉬움이 쉽게 가시진 않았다.
어버이날 기념으로 사드린 거였지만 나두 보고 싶었다구~~
다음날 또 파란 수국을 볼 생각에 얼마나 기분이 좋았었눈뎅ㅠㅠㅠㅜ
그런데 꽃부분이 잘린 수국은 시간이 갈수록 잎사귀가 반들반들
윤기가 나며 두툼해졌고, 기둥이 튼튼해지는 게 육안으로 확실히
느껴질 정도여서 역시 엄마가 옳았다는 걸 느꼈다.
난 예전에 한번 수국을 키워보려고 샀는데 결국 잘 살리지 못했기에
쉽게 수국을 살린 엄마가 신기했다.
가을로 들어서면 잎이 말라서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생생한 초록잎을 뽐내며 잘 크고 있다.
거기에다 새로운 잎이 나오려고 하는 게 보여서 얼마전엔 집안으로
들여다 놓았다. 바깥보다 따뜻하니 이번 겨울을 잘 나겠지?
엄마랑 나는 처음에 꽃봉오리가 나오는 줄 알고 한껏 기대 했었지만
지금 꽃이 필 시기는 아니지... 하지만 잎사귀라도 좋아!
잘 살아가고 있다는 거니까.
내년 어버이날쯤 되면 그때 또 다시 꽃을 볼 수 있을거야.
수국은 토양 pH 수준에 따라 꽃잎의 색깔이 변한다고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은 산성토양일때 선명해진다고 한다.
엄마가 분갈이 했을 때 사용한 흙은 산성일까 알카리성일까.
그것에 따라 파란색이나 보라색, 분홍색 꽃잎이 결정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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