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고독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나는 모든 근심을 끌어 안은 채로
고독 속의 어둠에 살에일듯 합니다

나는 청춘을 허비한 죄로
가둔이 없는 독방에 홀로 갇혀 죽어가나 봅니다

삶이란 절망으로 가득 찬 것일텐데
나를 제하고서는 생기로 가득찬 것 같습니다

내게도 저런 웃음이 있었는지
거울을 보며 어색하게 웃어본다만
흉하게 일그러지는 입가에
이내 거울이 산산조각 납니다

근래에는 이 형광등 불빛을 켜놓고 잠들고는 합니다
밤이 찾아오면 함께오는 저 성찰이 나는 두렵습니다

마주하기 힘든 것을 마주할 만한 용기는 사라진지 오래고
애써 밝은 것만을 찾아 주변을 물들이려 합니다

나는 빛을 찾아 떠도는 나방입니다
저 불빛에 타지 않기를 기도하며
날개를 태우며 돌진하는 벌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