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으로 웃긴, 아니 우스운 사람입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슬펐던 때가 언제입니까?

그저 우울감이 아닌, 감정이 벅차오르며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눈물이 쏟아지는 슬픔을 경험한 적이, 언제입니까?

그저 몇날 며칠이 진심으로 슬퍼져, 끝없이 눈물이 차올랐던 적이 언제입니까?

혹자는 나보고 참, 항상 웃으며 산다고 하더군요.

문득 그 말을 들은 나는, 넌지시 웃어보았지만 몹시도 불쾌하덥니다.

나를 보고 웃으며 산다니, 날 보고 우스운 사람이라니, 그렇게 무례한 사람이 있을 수가 있나요.

사실 나도 압니다. 그런 의도로 말한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도 압니다. 내가 겉으로는 생글거리며 웃는 상인것도 알구요.

그런데 밀려오는 불쾌감은 나의 잘못입니까?

걷잡을 수 없을만큼의 모욕감은 내 부덕함이 원인입니까?

왜일까요. 그 날은 하루종일 우울하덥니다.

나아가, 울고싶은 표정이 되는것을 꾹 참고, 마침내 얻은 나의 안식이자, 누군가에게는 낡은 자취방 문을 여는 순간 울음이 쏟아지덥니다.

나는 하루도 울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나를 보고 웃으며 산다니요.

그것은 하루에 수십번을 삼킨 나의 눈물에 대한 모욕이자 나에 대한 모욕이 아니겠습니까?

이제는 내가 분함에 눈물을 흘리는지, 서운함에 눈물 흘리는지, 슬픔에 눈물 흘리는지 그런것은 기억조차 안난지 오래입니다.

목적을 잃은 눈물은 쌓이기만 하여, 가만히 드러누운 인생만 허비하고 있습니다.

아, 이 낡은 방에 햇빛한 점 비칠날 없다는 사실이 왜 이리 슬픈지요.

이 맑은 날에 나가 만끽할 용기가 없다는 사실이 왜 이리 슬픈지요.

수백개의 슬픈 이유들만 나돌며 나를 괴롭게하며, 나는 무력하게도 썩어가는 인간입니다.

나는 일렁이는 모니터앞에 앉아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고 무가치한 삶을 난도질하는 인간입니다.

그러다 밤이오면 참을 수 없는 우울감에 술과 눈물을 섞은 칵테일을 들이키는 사람이자

아니, 생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