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알고 싶은 것이 있어 멀리 떠나지 못합니다

당신이 떠난 뒷모습이 너무 밟혀서
시리는 가슴이 멈추질 못합니다

그대가 걸어가는 길을
따라가면 안되는 것임을 알면서도
내 걸음걸이 다 죽인채로 바람에 흘러 고요히
천천히 날아갑니다

나, 고민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인연이였다는 것을
내가 태어남부터 한문（寒門）이여서 그런지
당신에게 만큼은 제 한기를 막고 싶었어도
사람들이 느끼는 바는 달랐나봅니다

오늘은 당신이 가장 아름다운 날입니다
나와 함께 하는 시간동안 보지 못했을 햇빛도
나와 함께 있던 공간들에서 보지 못할 눈빛도
그 모든 것이 당신에게 따스했을까요

당신은 먼 동쪽에서 왔다 그랬습니다
남들보다 더 여리고, 더 조그만 했었기에
당신에게는 그림자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믿고 기댈 수 있는 커다란 그림자가

당신이 바란 것인가요,
당신은 바란 것인가요,

오늘은 저잣거리에서 가장 큰 부잣집의 결혼식
온갖 호화스럽고 빛나는 요물들이 가득하겠죠

내 마음이 사랑을 따라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어젯밤 달빛 아래 별을 훔치던 눈빛에 기대는 그대의 어깨에는
잔뜩 따스함이 어렸는데

뚜비루비루랍파

연적이 올리고 그대가 들어옵니다
얼굴에 잔뜩 분을 치고
볼에는 부자연스러운 홍조가 띄네요

하늘이 밝으면 당신은 구름을 올려다보지 않겠죠
그저 눈이 부신 채로 남아있어주세요

나는 그대가 보지 않은 곳에 있을테니
작은 미소도, 무의미한 외침도, 다 헤져버린 옷깃도
웃음으로 가득찬 저잣거리 속
홀로 흘려버리는 눈물은 절대 눈에 띄지 않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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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에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구름 한점 없는 날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여우를 사랑한 구름이 여우와 호랑이가 식을 올리는 날
여우를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자신의 상태를 한탄하며 흘리는 눈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