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스무살부터 친하게 지낸 베프인데 

나는 그림에 소질이 있고

친구는 글에 소질이 있었어

근데 솔직히 그림이든 글이든 이쪽 창작/예술 분야는 모 아니면 도잖아

잘 버는 사람들이야 잘 벌겠지만,

그런 사람은 극소수고 대부분 가난하잖아

난 만화 그리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드라

그래서 좋아하는 일본어 실력 살려서 대학 졸업하고 그냥 회사 취직했어

근데 친구는 대학 졸업하고 웹소설 썼는데

우연히 중박 정도는 터진 거야

그래서 얘가 꿈꾸던 대로 작가 되겠구나 했는데 왠걸

이 망할 년이 글 빼고는 다 병신이라서

글 쓸 때 보릿고개가 있는데

그걸 생각 안하고 돈 들어올 때 다 쓴 바람에

나중에는 월 30만원이 없어서 글 못 쓰고 결국 취직을 했더라

근데 얘가 글 빼고는 다 병신이랬잖아

회사생활 당근 잘할 리가 없고 맨날 상사한테 욕먹고

나중에 직장생활은 아니다 싶어서 시골 가서 쥐콩만한 카페 차렸는데 그것도 망했어

그러구 얘가 한 5년 지나서 다시 웹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아씨 눈물나드라

5년이나 글 안 써서 이년이 다시는 글 안 쓸려나, 역시 현실이 버겁지 이랬는데

얘가 계속 계속 응원해주는 왠 천사（악마 같은 면도 있다고 하긴 해）같은 매니저 만나가지고

꾸역꾸역 1년 넘게 다시 웹소설을 쓰더니

드디어 이번달에 카카오에 작품을 론칭한 거야

진짜 너무 자랑스러운 내 베프

나는 굶어죽을까봐 무서워서 만화 포기했지만,

너만이라도 정말 잘 됐음 좋겠다

혹시 아냐?

너 보고 힘나서 나도 다시 만화 그린다고 설칠지 ㅋㅋㅋ

우쨌든 카카오 <귀신 잡느라 연차 씁니다>

혹시나 귀신/요괴물 좋아하는 분들은 한번씩 봐주면 미리 감사

내 친구라서 하는 말 아니고

얘 그래도 첫 작품 조아라에서 투베1위도 간 적 있고

요번에 지 인생작이라고 지 말로는 해리포터만큼 재밌는 동양 모험 판타지라고 하드라 ㅎ

혹시나 이 글 읽는 창작러들 모두 응원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