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깊은 밤
잠 오지 않아
담배를 태우고
세안을 해본다.

추잡하다 못해 찌질한 나의 도망이
내가 쏘아올린 화살일지도 모르는
화살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나의 비겁은 끝을 모르고 나아가며
상상에 망아를 더하여 망상이 되어 불안한 공상에 도달해간다.

나의 비겁은 여전히 끝을 모르고 돌아오며
괜찮을 거라는 역겨운 자기위로가 나의 숨을 막아온다.

해가 중천인 낮
피곤에 찌들어
담배를 태우고
세안을 해봐도

나의 비겁은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사라지지 않고
세안후 주변에 튄 물처럼 말라 없어지지 않는다.

여전히 비겁하고 나약한 나에게
평온이 올까?

비겁한 자는 평화를 바라면 안되기에
추악한 내 자신에게 불안을 선물할테니

그대에게 평화를
묶어내던 어둠에게 해방을 선사하길
간절히 빌어본다.

그대에게 행복이 닿기를
그대의 슬픔과 고통이 사라지기를

그저 비겁한 나의 기도가
이루어지길
하지만 이또한 비겁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