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코로나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작성하였던 에세이로 현재에는 와 닿지 않거나 공감되지 않는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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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준법청년



어느덧 마스크는 우리 사회에 있어서 필수품이 되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법까지 제정되었으니 말이다. 앞으로 백신 접종자는 지자체에 따라 마스크 착용에 재량을 주는 등의 혜택까지도 고안되고 있지만, 아직 여론은 백신접종 후에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겠다는 의견이 다수일 정도다.

마스크는 ‘손 씻기’와 함께 （망할 놈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보니 다들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하거니와 바이러스의 전파를 차단시킴으로서 바이러스가 종식되기를 바라며 모두가 동참하고 있다.

나 역시도 늘 신경 써서 마스크를 챙긴다. 코로나로부터 나를 지키고 내가 전파자가 되지 않기 위함이며 코로나의 종식을 위함이다. 또한 나는 원래 준법에 대한 욕구가 강한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상은 게으른 탓에 필요에 따라 신호위반, 무단횡단 등을 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그러고 나면 마음이 참 불편했는데 나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법을 준수하게 되는 것이니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요즘 친구들도 이런 말 쓰는지 모르겠다.）...고 매부 좋고’다. 코로나 덕분에 나는 준법청년이 되었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이렇게 법을 지키는 사람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고 불편을 겪는 경우도 많다.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가 폭행을 당하는 사장님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손님의 승차를 거부했다가 폭행을 당하는 대중교통 기사님들, 5인 이상 집합금지 수칙을 지키기 위해 단체손님을 거부했다가 오히려 융통성 없는 유난스러운 가게로 소문이 나서 피해를 보는 사장님들 등이 해당된다. 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음에 대한 과태료는 기준이 모호하다며 제대로 부과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상 지킬 것은 지켜주는 모두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모두가 그러지 못한다면 적어도 지킬 것을 지키는 이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필요에 따라 법을 명목상 제정하기만 하고 이에 대한 사후관리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어디 이뿐인가? 이러한 범법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여서 결국 가해자가 더 이득이고 이 때문에 범죄들은 아무렇지 않게 재발된다는 의견이 심심치 않게 들려올 정도이다. 이런 가운데 사람들은 스스로를 지키고자 정직보다는 약삭빠르게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자신의 이득을 챙기고,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더욱 고조되어 결국 분열되고 대립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나도 이러한 지금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청년이자 다음세대를 살아갈 자녀들을 둔 아버지로서 앞으로라도 올바른 것이 당연하게 옳은 세상, 정의가 정답인 세상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