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새로운 봄이 지나가고 있어
엽기적이고 불쾌한 꽃 향기가 네 옆에 스치니
네 긴 머리칼 하나마다 햇빛이 부딪혀서
내 눈에 잠깐 쉬려니
나는 다시 기다릴 수밖에

아직 못 느끼겠다면서
이유를 묻는다면 해줄 말이 없어서
그냥 애석하게도 사과를 해버렸어
세상에는 아름답지 않은 일만 더 눈에 띈다고
흘러넘치던 너와의 관계는 트릭룸 같이
내 가장 느린 마음과 함께 너무나도 빠르게 뛰었지

내 역겨운 사랑은 점점 끝이 나고 있어
세상에는 지칠 만큼 구역질 나는 일들이 많았고
떨어지는 벚꽃 잎은 소복한 눈송이여서
봄기운이 속살거리는 날 가장 아련함을 쌓아줄 뿐

이건 값 싼 사랑노래야
너가 사줬으면 하는 마음에 걸어둔
아무도 가져가지 않을 구닥다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