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는 마지막에 울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Y의 마을 식게 만들고 상처를 준건 난데 오히려 미안하다고 했다..
누군가와의 연애가 처음이 아니었기에 한편으로는 이 관계가 회복 될 거란 확신이 들지 않았기에 이 또한 그저 과거에 있었던 일의 반복일 뿐이라 생각했다.
그땐 몰랐다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고 있었는지..
헤어졌음에도 나는 꾸준히 연락했고 Y는 그런 나를 친절하게 차분히 받아주며 넌지시 표현했다 이미 끝난 관계고 자신의 마음이 떠났음을..
애써 모른척 하고 있던 와중에 그 사람의 바뀐 프로필 사진을 보게 되었다
너무나도 잘 아는 표정이었다. 한때 내게 표정과 모습을 다른 사람이 사진으로 담아 준 것이다
퇴근 와중에 뒤통수 뒤로 무언가 무너져 내렸다.. 몇달이 지났음에도 지났는데도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한편으론 몇달째 나아지지 않는 편두통과 원인 불명의 근육통의 원인을 비로소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대체 운동을 하지 않는데 왜 근육이 경직되고 굳어 버린건지 동네 한의원의 유명인사가 되어갈 무렵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걸 깨달았다.
찾아갈 때 마다 갸우뚱해 하던 신경외과 할아버지 원장님의 궁금증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증상이 심해지고 날카로운 쇠붙이를 상상하는 단계에 접어들자 병원을 찾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세상에는 마음이 아픈 사람이 많았다. 예약도 어려웠고 겨우 찾아간 병원에서는 두어 시간을 기다린 뒤에야 상담과 검사가 진행 되었다.

"10점대 후반에서 20점 정도면 중증도 우을증이고 26점이상은 심각한 단계에요 본인은 몇점이라고 생각 하세요?"

대충 20점? 정도라고 대답하자 친절한 선생님께서 깊지 않은 한숨을 내쉰 뒤 33점이라는 결과를 알려주셨다...
나는 밤에 잠들 수 있을 정도로만 최대한 약하게 약을 지어 달라고 요청했다.

"우선 요청대로 처방해 줄 테니까 약 떨어지기 전에 다시 와요, 우울증 약은 바로 효과가 있는게 아니에요 일주일 이상 꾸준히 먹어야 해요"

이렇게 생에 첫 우울증 치료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삭제 해버린 카톡 대신 이제 다신 연락하지 않겠다 던 약속을 또 한번 어긴 채 Y에게 문자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