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맑고 푸른 날이었습니다. 너무도 날씨가 좋아서인지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래서그런지 우리가 손을 잡고 걷는 거리는 우리 둘만으로 다 채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내 얇은 손가락에 당신의 손가락이 아플까 힘주지는 못하였지만은 놓친 않았습니다.
우리는 점심으로 치킨집으로 갔습니다.
당신은 내가 매운 것을 못 먹는다는 사실을 잊었는지 매운 것을 시켰습니다.
그래도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나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 좋았으니까 나는 좋았습니다.
역시 매운 것은 매운지라 내게는 무척이나 매웠습니다.
매운 맛이 숨을 쉴 때마다 혀를 타고 들어왔습니다.
당신은
매운 것에 내 입술이 붉어져 버린 것 때문인지
아니면
매운 것에 내 입술이 부은 것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매운 것을 못 먹는 나를 잊고 주문한 당신의 미안한 마음때문인지
어떤 것인지 모를 이유로 당신은 내게 키스를 했습니다.
그것은 내 첫키스였고, 내 혀의 매움이 사라지는 마법을 느꼈습니다.
그날은 그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