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에는 20살, 30살 어른들이 멋있어만 보였다
아무의 도움 없이 혼자 꼿꼿이 사회에 흘러가는 모습
그저 유영하는 비늘소리에 감회받아
언젠가 나도 그런 어른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머물러 있었다.

나는 아직도 어릴 적 기억 속에서 떠나기 싫어
아직도 강 하류에 유영하는 민물고기

시간은 계곡의 물살처럼, 떠나기 싫은 나를 바다로 내몰고 언덕의 깍 듯한 경사는 내가 붙잡을 돌부리 하나 남겨두질 않는다.

부모들이 살았던 깊은 바다로,

바다에서 넘어온 차가운 소금기가 아가미에 닿을때마다 추위로부터 나를 덮어준 부모의 비늘이 없어짐을 느낀다.

아직도 스스로 연약하다 여기는 나는
아직도 이 곳에서 강으로 돌아가려는 억지를 부려댄다

생존을 위해 치는 헤엄인지, 몸만 커버린 어린아이의 땡깡인지

잊어버리려 발버둥 칠때마다
살갖이 까진 피부에 얇은 비늘을 만들어간다

한 때, 내가 우러러봤던 어른들의 비늘 속 기억들이
비릿한 향을 풍기며 내 몸을 뒤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