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성격상 안 맞을거 같고 내 사견도 있으니까 적당히 걸러 들으세요.

전역 한달 지나고도 생각나는 게 있었음. 크게 2가지인데:

부대 후임이 노무현 드립을 생활관 내로 가지고 오는 거였음. 지적하니까 말 돌렸는데 그냥 반응 않기로 넘어감

휴머에서 불매운동, 추모 같은 단체행동에 대한 아고라 토론에서, 디시발 드립 사회에서 꺼내는 것 때문에 그런 반발심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댓 달다가 글 자체가 삭제됨（댓 반응은 몰루겠음）

일단 내가 디시에 대해서 반응을 떤다 싶으면 바로 그 방어기제가 나오는 게 뭔가 이상하다 싶었음. 근데 그걸 또 당사자한테 물어보는 것도 이상하잖아?

이때부터 생각함: 왜 디씨는 사회에서 본모습 없이 냄새만 드러내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속으로는 디씨러라는 자부심이 대외에 드러내기에는 너무 리스크가 크다는 걸 자기도 안다는 거.

뭐 노무현 드립이든 하수구에서 퍼 온 드러운 드립은 자기들끼리 즐기는 문화고 그거까지 뭐라 하는 건 시간 낭비라 생각하고

내가 생각하는 디씨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 세대에 해당하는 인구 전체에 대한 발언권을 전부 없애 버렸다는 거임. 자신들이 한다는 소신 발언이 전혀 소신적이지가 않고, 자기반성이나 진취적인 모습은 안 보인 채로 대중이 기억하기로는 질떨어지는 소음으로밖에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만듬:（휴머에서 디씨 인식 글에서도 남들이 전부 버러지라고 생각해서 슬프다는 댓 본적 있음）

누군가가 의견 낸다 싶으면, "이새끼 또 지들끼리 통하는 도그휘슬 불어제낀다."라는 말이 자동적으로 나오게 만들어 버리는 거임. 그러면 누가 의견을 꺼내고, 자기 의견을 공유해서 자기 권리를 쟁취하고자 하겠냐.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지

사실상 디시를 하는 일부랑 똑같은 나이대의 청년층에게 기본적으로 메신저 공격이 향하게 만들고 이들로 하여금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장한거

그런 분위기에서 최소한의 권리 쟁취（노동 환경 관련, 문화 관련, 통신 문제 관련） 없이 이 사회가 어떻게 삭막해졌는지는 대충 알 거라고 생각하고

난 디씨는 한국 인터넷계의 게토라고도 볼 수 있다 생각함

한국 사회에서 퍼져 있는 노동인식은 아직도 후진국 수준임. 노동으로 얻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그 인식은 그렇게 좋지가 않음. 스포츠 활동이나 예술 활동 등의 플랫폼, 시설이 그닥 잘 되 있지는 않다

결국 인터넷이라는 게 어느 정도의 여가 활동을 대체한 건데 어쩌다보니 별 인간 군상이 다 모였고 그 정도의 입지를 다진 거라 생각한다

하수구물 수준의 드립도 있긴 하지만 웬만한 국산 밈+인터넷 커뮤 여론은 여기서 나오니 딱 입지가 미국 힙합 문화나 힙스터（불확실함）의 선도 지역이였던 슬럼가나 게토랑 비슷해보임

다만 게토라는 곳이 대낮에 총 쏘는 곳처럼 치안도 안 좋고 일상생활을 여기서 보내기에는 가혹한 조건이 너무 많음

그래서 게토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그닥 없는거임

디씨의 문제점은 아까도 말했듯이 한 사회의 구성원을 낙오시키는 문제를 조장한다는 거임

문제는 그런 환경을 직접 겪어 보지도 않고서 '이 헬조선에서 잠시나마, 어디에서든, 언제든 탈출할 수 있는 지상낙원'처럼 생각하고 떠받들고, 이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근첩/분탕충/유입이라고 여기고 죽어라 까는 풍조가 이 사회 추진동력을 꺼놓고있음. 이게 민폐가 아니면 뭐냐?

민폐라고 생각하니까 자기들도 그거에 대해 직접 얘기하길 꺼려하는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