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이면 충분했다

너를 남겨두고 떠나는 기차 위에서

창문으로 보이는 네 얼굴을 보는 건

우리 둘의 시간들을 하나 둘 잡아서

자그마한 자물쇠를 채워둔 시간들

기차의 출발 신호가 들리고

해가 진작 져버린 시간 안에서

마지막 한 순간이라도 네 얼굴을 눈에 담으려

잠깐 놓쳤던 네 모습을 투과해 보려 돌아본 순간

휴대전화 속 내 얼굴만이 보였다

떠나기 전 웃으며 보내주던 네가 담겼던 사진

이제 네 모습은 영원하고,
더 이상 자각할 수 없는 시공간에 갇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