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외침에 둘은 조용해졌다. 소머리는 남자의 머리를 팽개치며 일어섰다.


"흥.. 천국에 가면 좋을것 같으냐?"


소머리는 주먹을 꽉 쥐어 보였다. 그를 본 여자는 소머리의 손을 살짝 건드리곤 엎드려 있는 남자를 일으켜 세웠다.


"그래 천국은 좋지."


그녀는 알수 없는 듯 한 미소를 지어 보이다가 갑자기 정색을 하며 이어 말했다.


"하지만, 넌 천사의 내면을 몰라."


그말을 끝낸 여자는 남자에게서 멀어져 푹신한 침대에 앉았다.


"우이곤, 인간세계엔 얼마나 있어야 할까?"

"...마계 결계가 재생성되기 전 까진 돌아가지 못할 듯 싶습니다."

"그래?"


죽이지 않는건가? 공포감이 어리둥절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남자는 용기르 내어 여자를 보며 입을 땠다.


"사,살려만 주신다면.. 이 집을, 가지셔도 되요!"


그의 발언에 여자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뭐라고? 아하하하하!! 재밌구나! 그럼 당장 꺼져라!"


여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남자는 재빨리 현관문을 열고 뛰쳐 나갔다. 신발도 신지 못한채. 그의 머릿속은 굉장히 복잡했다.


'머,머리에 뿔과 날개. 그것들은, 악마야!!'


얼마나 뛰었을까, 헐덕이는 숨으로 근처 경찰서 문을 열어재켰다. 그는 경찰에게 강도의 침입이라 둘러댔고, 경찰관 두명과 함꼐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두근거리는 그의 심장과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살며시 열려 있는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경찰관들이 서로에게 신호를 보낸다. 몇걸음 밖에서 지켜보는 남자 또한 마른 침을 삼킨다.


끼익- 쾅!


"경찰이다!"


이윽고 경찰관들이 집안으로 들어갔다.

몇분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남자의 터질듯한 심장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경찰관 두명은 멀쩡히 나왔다.


"어,어떻게 된건가요?!"


그들은 남자에게 들어가보라는 손짓만 하더니 차로 돌아갔다. 경찰차가 멀어져 가는걸 끝까지 보고 나서야 현관문 앞으로 걸어갔다.


"왈왈!"


그가 키우는 개가 나와서 반긴다.


"도,도망친건가?"


의심의 눈초리로 이리저리 둘러보며 천천히 집 안으로 들어섰다.


쾅! 철컥!


"!?"


그때, 현관문이 스스로 닫히고 잠겼다. 그리고 천천히 나타나는 여자의 모습. 하지만 왠일인지 여자의 모습에선 그 흉칙한 뿔과 날개, 뱀의 눈동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평범한, 아니 이쁘장한 여자의 모습 뿐.


"으..아.. 사,사람 살려.."

"역시, 죽여버리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그가 키우는 개의 입에서 나온 말 이었다. 그는 개를 피해, 여자를 피해, 구석으로 기어가 쭈그려 벌벌 떨었다. 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여자는 말했다.


"아니. 일단은 두지."

"하지만.."

"만약 또 귀찮은 일을 만든다면 그때 제거하도록."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