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번에 썼던 글들을 왜 쓰기 시작한건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을 조금씩 거슬러 올라가다보니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던 이유까지 거슬러 올라갔고, 그 다음엔 마음을 가다듬고 쓰기 시작한 이유. 그리곤 지금에 이르러서 기록을 위한 글을 쓰게 된 이유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억과 추억의 '보관' 때문이랄까, 몇 년 전에 썼던 글 중에, 기억을 잘 다듬어 보관하면 추억으로 남지만, 그것을 유기해두면 먼지가 되어 언젠간 불어오는 바람 한 줌에 날려갈 것이라는 대목이 있었는데, 이 글이 내가 요즘 글을 쓰는 이유가 되어주고있는 것 같다.

물론, 이번은 좀 다르긴 했다. 이번엔 음... 뭐랄까, 그렇게 열렬히 사랑한 사이가 아니었음에도 이렇게 소중히 간직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달까, 아닌가. 이건 아닌가.

사실은, 당신이 별 거 아닌 인연이라 치부하여 기억의 저편에 유기해놓은 추억이, 그 반대편에서 당신과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그 사람에게는 평생을 잊지못할 소중한, 가슴따뜻한 조각일지도 모른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녀는 아마 나를 잊었을 것이다. 내가 우리의 추억을 이렇게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는 것 또한, 모르고 있겠지. 그러나 나는 이 추억들을 소중히 간직할 생각이다.

그리고 내가 여러분에게 해주고픈 한마디는, 당신이 사랑했던, 혹은 당신을 사랑했던 누군가와의 추억을 조금만 더 소중히 생각해줬으면 한다는 것. 단지 그 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