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연상과의 썸. -6편

우리는 단 한 번도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진 않았지만, 사랑을 시작하는 여느 연인들같은 아쉬움과 갈증을 서로에게 고백했었다.

'보고싶어요. 누나.'라고 내가 말하면, '나도 보고싶어.'라고 말하며 그녀는 웃어주었고, 짧은 데이트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때면 늘 나를 꼭 안아주곤 했었다. 마치 며칠간 그리움에 허기가 질 때마다 일용할 온기를 가져가듯, 나를 안아주곤 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었으나, 우리 관계 또한, 서로에게 그저 좋은 사람 정도였다. 뭔가를 요리해내기엔 너무 미지근했고, 그렇다고 무언가를 가만히 보관해두기에는 또 너무 뜨거웠다.

결국 관계를 정리하자는 말을 먼저 꺼낸 것은 누나였다. 왜냐고 묻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내게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힘들어서, 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미안하다고 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곤 딱히 그 것 밖엔 없었기 때문에, 다만 장난끼가 다분한 얼굴로 '보고싶을 때 못 보는 남자가 제일 최악이라던데, 설마 내가 최악은 아니죠?'라고 웃으며 말했고, 그녀도 내게 예의 그 귀여운 얼굴로 웃으며 '몰라. 그런데 설마가 가끔 사람을 잡더라?'라고 말해주었다.

우리의 마지막 만남은 그렇게 끝이 났다. 조용한 카페에서, 그 카페의 분위기 만큼이나 조용히. 우리는 미소 띤 얼굴로 만났지만, 미소 띤 얼굴로 헤어지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상하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녀의 마지막 얼굴이 잘 기억나질 않는다. 나를 보며 웃어주던 모습들은 선명하게 기억이 나는데도 말이다.

그래. 이게 끝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