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연상과의 썸. -2편

그녀의 말을 따라 나온 테라스에는 그녀의 말마따나 기분좋은 바람이 살랑거리고 있었다. 물론 카페 안이 더 조용하고 시원하겠지만 왠지 조금 시끄러운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얇은 머릿결을 더 보고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간의 안부, 시시콜콜한 얘기들을 나누다보니 진동벨이 울렸고, 시원씁쓸한 커피 한 모금이 빚어낸 '맛있다'라는 가벼운 탄성과 함께 우리의 수다는 다시금 재개되었다.

그녀와의 대화는 확실히 재밌었다. 연상의 여인이라서가 아니라 자기만의 확고한 자아와 가치관을 지닌, 완성된 인격체와의 대화가 주는 만족감에서 비롯된 카타르시스랄까. 단지 재밌다 라는 말로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순수한 대화의 재미였다.

물론, 나의 모든 가치관이 그녀와 잘 맞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어떤 부분에서의 대립마저 상대방에게 강요하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즐거운 대화로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그 날 깨달았던 것 같다.

잠시 커피나 한 잔 마시러 온 카페였기에, 우리는 금새 자리에서 일어났고, 나는 그녀를 집 근처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녀는 내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지만, 결코 과하진 않았다. 차에서 내린 그녀는 가벼운 목례 후 뒤돌아서 집으로 갔고, 나 역시 골목길로 그녀의 실루엣이 사라지자마자 집을 향해 다시금 악셀을 밟았다.

미련이 남거나 했다면 그림자마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겠지만, 그 1초를 기다리지않고 돌아서도 될만큼 담백하고, 깔끔한 만남이었다.


아, 미리 말씀을 못드렸는데, 야한 얘기는 1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예전에 좀 네임드였는데 7년만에 뉴비부터 다시 시작해보려니 감회가 좀 새롭긴 하네요. 그래도 고향에 돌아온 느낌입니다. 간간히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