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오랫동안 사랑이라는 감정을 정의내리지 못한 채 살아왔습니다. 부모에게서 오는 사랑도 친구에게서 오는 사랑도, 모두 외면한 채로

사랑은 사랑받아야 할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것이기에 나 같이 흉측한 사람은, 나같이 속이 검은 사람은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어느날 당신은 사랑이라기보단 가까움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들과 함께 술을 먹다가 우연히 사랑에 대해 논하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자신과 같은 무리에 들어와 있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나요?

그 순간 당신은 사랑을 하는 방식에 대해서 짧은 논의를 시작합니다.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한순간에 사랑에 빠지게 되는 순간들

그리고 어색한 사람이라도 쉽게 가깝게 만들어주는 가벼운 호의들에 대해 말이죠

처음 반 배정을 받은 순간
옆 짝꿍과 친해지기 위해서 ＂저기 혹시 마이쮸 좋아해＂ 라는 풋풋한 한마디로 전해보는 가까워지고 싶음에 대한 요청

그런 순간들을 접하며 당신은 술기운과 함께 갑자기 톡톡 튀어 나가기 시작한 감정들에 휩쓸려
계산적인 사랑을 한다고 칭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사랑을 너무 차가운 사랑이라, 사람이 인간답지 않은, 기계적인 사랑을 하기 시작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 말을 거부하기 시작합니다.

아니, 그것이 어쩌면 당신이 유일하게 사랑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일지도 모른다고

당신에게 사랑은 받은 만큼 주고 싶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자기합리화일지도 모릅니다.

사랑을 받아야할 사람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던 당신은, 사랑받을 사람을 정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기 시작합니다.

얼마전 당신에게 같은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아이스크림을 사주던 한 이성 선배에 대해서

처음 만났지만, 당신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던 어린 후배들에 대해서

어린 시절 당신에게 상처입혔지만, 당신이 망가지기 직전까지 다다른 순간에서, 당신을 붙잡아주었던 가족들에 대해서

그들을 사랑받아야 할 존재라고 규정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곧 사랑받아왔음을 깨달아버렸습니다.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 생각했던 자신이
이렇게 흉측한 몰골을 가지고 있는, 속이 컴컴해 모두 내 내면을 싫어할 것으로 생각했던 자신이

줄곧 사랑받아야 마땅할 존재로 치부되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사랑받으면 안 되는 괴물이었을텐데
당신들을 사랑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고, 사랑받는 것을 멈출 수가 없는 것을

Monster - eldon

[You mustn’t love me I’m monster]

"나는 괴물이니까, 너는 나를 사랑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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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 stop loving you]

"너를 사랑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