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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ㅡ BGM을 켜고 읽으면 집중힘들...


























2005년 여름





















최대한 표정을 차갑게, 그리고 사납게!!



당당하게 중년인을 향해 걷기 시작하자



건우와 영준. 석진의 표정이 당황으로 물들어간다.



ㅋㅋㅋㅋㅋ 병신들!! 내가 진짜 못할줄 알았나?



담배불 빌리는게 뭐시라고 저렇게 쫄았대??



점차 목표물과 가까워 질수록 등 뒤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상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난 한번 한다면 꼭 하는 남자니까!! 뒤돌아보지 않고,



어엿한 성인임을 어필하기 위해



눈에 힘을 빡! 준 채 중년인의 앞에 섰다.



어랍쇼??



멀리서 볼 때 와는 달리 가까이서 보니



무척이나 큰게, 덩치가 심상치 않은 탓에



약간 주춤했지만 나를 향해 반가운듯? 웃는거보니



흐음.. 뭐 최악의 경우래 봐야 욕 밖에 더 먹겠어?



괜찮겠지 싶어서



노래를 부를 때 처럼 목소리를 허스키하게



최대한 낮게 깔고서 조용히 물었다.



"거, 죄송한데.. 담배불 좀 빌릴수 있을까요?"



캬,



여태껏 락을 미칠듯이 부른 효과가 탁월했다.



내가 들어도 참으로 남자다운 허스키한 목소리가



뿜어져 나오니 말이다! 하하핫



뭐, 이쯤되면 안빌려 주기야 하겠나?



그딴 라이터 불이 머시라꼬!



난 담배를 꺼내들고 당당히



중년인에게 내밀었는데 그와 동시에



등 뒤 저멀리 숨어 있는 녀석들에게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야!! 안되! 야아아!! 으아악!!"



뭔 일인가 싶어 돌아보니



갑자기 미친듯이 달리며 반대편으로 쏜쌀같이



튀기 시작하는데… 음.. 뭔가 불길한 기운이…



몸을 휘감기 시작한다.



왜 저리 개난리를 피우며 도망가나…?



나도 따라가야 되나? 싶었지만.. 하하!!



기왕 말을 꺼낸거! 불은 붙히고 가야지!!



고개를 다시 돌려 중년인을 바라보니



얼씨구…



그는 날개짓 하기 시작한 비둘기 마냥



어깨를 사정없이 퍼득퍼득 떨고 있었다..



"저.. 저기…?? 불…."



알 수 없는 중년인의 행동에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를 느껴져 잠시 하던말을 멈추고



그의 몸을 이리저리 살피니



음… 눈에 아주 익은 금장손목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저걸 어디서 봤더라?



좀처럼 생각나지 않는다.…



분명 안좋은 쪽으로.. 익숙한 시계인데!!



흐음!



중년인의 거친 숨소리를 가벼이 무시하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으니!!



오오옷?!



희미한 영상 하나가



불현듯 머리속을 스쳐 지나간다.



손 때가 묻어 본래의 색을 잃고 짙은 갈색이



되어버린 각목을 들어올리기 전



늘상 거칠게 풀어헤쳐 탁상위에 던져놓던...



우리…



담임..



광견이… 꺼랑… 으음... 비슷하게 생…




















ㅡ 파핫!!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자리를 피하고자 내 몸이 공기를 가르며



공간을 헤집는 소리인 것이다!!






ㅡ 파바팍! 다다닥!!! 다다다다다다닥!!






이것도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거친 비포장길을 힘차게 밟는 탓에



힘이 가해진 돌들이 사정없이 튀는 소리인 것이다!!





"야이 개새끼야!! 안서면…
방학 끝 나면 뒤진다아아ㅇㅏㅏㅏ"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맞다.



내입은 아니었지만 뭐…



귓가에 쇄도하는 광견의 살기어린 목소리에



방학이 끝나는 날.. 내 목숨이 끊어지리란걸…



알았지만,



이씨바… 지금 서면 바로 뒤질거아녀?



일단 그때까지라도 숨쉬며 살 수는 있으니



눈물을 머금고 달리고 달려



완전히 따돌릴 수 있었다.


















"글쎄 그 미친놈잌!! 아하하핰"



"으앜캭캌캭캌"



"캬하학학학!!"



혹시나 또 광견과 마주칠까 주변을 경계하며



한참이 흘러서야 농협창고 뒤로 슬며시 들어가자



영준. 석진. 건우 말고도 웬 여자들이 모여서는



웃음을 터트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끄응… 분명 내 이야기로 처웃고 있었겠지?



방금 까지 겪었던 긴박한 추격전 탓에



좀더 격렬히 날 말리지 않은 녀석들에게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라



가서 녀석들의 정강이나 한대씩 걷어차



주고 싶은데…



음… 처음보는 꽤 이쁜 여자들이 있으니



일단 저 사람들이



누구인가 확인부터 하려고 슬그머니 가까이 가니



웬 여자하나가 다짜고짜 내 뒷통수를 후려갈겼다.



ㅡ 따악!



"아씨.. 바.. 뭔데!!?"



미친년이.. 방학 끝날 때 까지 시한부로 살아야되서



기분도 꿀꿀한데 시비를 터네…?



욕설을 날린 후



얼굴가득 짜증을 담아 이 년을 째려보니,



어이없는 표정을 한 채 내 옆구리에 니킥을



처날리는 그녀다.



ㅡ 퍼억!



아픈건 아닌데..



"커헉?!"



아니다. 아픈게 맞다.



여자답지 않은 괴력과 파워라니?!



예상치 못한 통증에 옆구리를 감싸쥐었더니,



자신의 공격이 흡족한 듯 미소를 지으며



옆에 다가와 선 정체모를 미친년은 팔꿈치로



내 등을 퍽!퍽! 소리나게



사정없이 내려 찍으며 익숙한 목소리로



고함을 질러댔다.



"아씨바??? 라고?
뭔데???? 라고?
니 누나다!! 이 씨바 아메바새꺄!!"



ㅡ 퍽펖퍽퍼퍽



이건 입에서 나는 소리… 가 아니,



아니, 됐고…



엌어어억!!….



온몸에 가해지는 통증을 피해 거리를 벌리니



이제서야 그녀가 자세히 시선에 들어왔다.



짙은 아이라인에



본래의 피부색은 알아볼수도 없이



하얗게 떡칠을 한 얼굴.



쥐잡아 먹은 듯한 붉은 입술.



머리는 샛노랗게 염색을 한대다 단발로 잘랐으니



이씨.… 이건, 내가 아니라 다른 누가본다 한들



몰라봤을 것이었기에 일단 변명을 해야했다.



"아니, 잠만.. 야 너희는 한번에 알아봤?"



도움을 구하고자 다급히 녀석들을 바라보니



나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본 탓일까



웃음기가 싹 지워진채 얼굴이 새파랗게 되서는



내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목이 부서져라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한다



미친.. 저 새끼들은 당최 내 인생에 도움이…



ㅡ 펖펖퍼퍽퍼퍽벅



이건…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ㄷ



















음…



안면인식장애 혹은 안면실인증,



내가 앓고 있는 병의 이름이다.



말 그대로 사람의 안면을 인식하는데



장애가 있다는것인데…



그렇다고,



"그럼 너 장애인이냐?"



묻지는 마시라.



진짜 어디 한군데 부서지기 싫으면…



ㅈㅅ,



어쨋든



치료법도 없는 이 잣같은 병 때문에



아까처럼 담임에게 담배불을 빌리려 한다거나



친누나를 몰라보고 욕을 내 뱉았다가



물씬 두들게 맞는 불상사를 겪고 있는 것이다.












비맞은 개 마냥 불쌍한 표정으로 설명을 마치니



누나년의 친구들이 안쓰러움과 신기함이 반반씩



섞인 요상한 얼굴을 한 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여인내들의 시선이 집중된 탓에



약간 부끄럽기도 했지만



뭐, 오늘이 지나면 싹다 잊어버려 기억도



안날 얼굴들 이기에,



누나의 친구한테 빌린 라이터로 불을 붙힌



담배나 쪽쪽 맛나게（….） 빨고 있는데,



어얼씨구~? 호빵맨 마냥 둥근 대가리에



바가지 머리를 한… 김삼순을 닮은



뚱뚱햐 가시나가 내 앞까지 와서 멀뚱멀뚱



쳐다보더니 갑자기 내 양볼을 두손으로 붙잡은 채



시선을 마주치곤 섰다.



나보다 반뼘은 더 큰 듯한 호빵년 이었기에



살짝 시선을 올려야 했던 탓에



기분이 썩 좋진 않았던데다가



의도를 알 수 없는 짓거리에,



망할 둘째년 주변엔 왜 이런 요상한 짓을



하는 별종들만 처 모여 있는건지



슬그머니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데



난데없이 아직 애기티를 벗어나지 못한



호빵년의 귀여운 음성이 귓가를 파고 들었다.



"난데, 정아영.. 진짜 까먹은거야?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데도 얼굴 금방 까먹나?"



와…..



생긴것 과는 다르게 목소리가



달콤..



와…



으..



아닛!!



이게 뭐야...



우웩!?



와… 입을 열자마자 썩은 시궁창… 냄새가…



달달한 목소리에 취한것도 잠시



암모니아에 담배를 절이면 날법한 강렬한 입냄새에



난 사정없이 호빵년의 손을 치워버린 후



뒤로 물러섰다.



내가 부끄럼이라도 타서 발을 뺀줄 아는듯



하나도 안 어울리는 홍조를 띄운 삼순이년이다.



누나 친구니, 입냄새 존나 난다고



욕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니.. 무슨 여자가.. 입냄새가.. 와아…



씨발…



설마… 내입에도 저런 냄새나나?



와... 씨바..



난 들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담배 끊어야겠다. 빌어먹을.. 우욱…!! 우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