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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찌르는 비릿내에 미간을 찌푸렸다. 귀찮은 일이었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었고.
아직 끝나지않은 피비릿내에 생각하기시작했다. 지하는 이미 자리가 없다. 요새들어 자꾸만 계획에 없던 일들이 생겨 심기가 불편하다. 잘, 조용히 넘어갈 일들이었다.
여자는 그 누구보다 밝은 사람이었다. 그녀의 엄마가 남편에게 매를 맞다가 새벽바람에 이슬을 맞으며 도망갈때도 그랬고, 아버지가 처음으로 그녀의 치맛자락을 거칠게 올려붙일때마저 그녀는 웃었다.
고등학교조차 마치지 못한 그녀는 잘 먹지못해 깡마른 몸으로 공장을 나가 하루를 버티며 살았다. 그래도 그녀는 통장에 백만원남짓 입금되는 돈에 웃었다.
그 마저도 술집을 전전하던 아버지에게 빼앗기고 남은 빼돌린돈으로 동생의 학비를 보태고나면 남는 돈이없어 한끼조차 해결하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웃었다.
언젠가 같은 공장에 다니던 언니가 그런 그녀에게 손가락질하며 어디가 모자른거아니냐고 할때마저 그녀는 한없이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정말 괜찮았다.
그녀가 25살되는해 그녀의 동생은 대학을 졸업했고 취직을 했고 연락이 끊켰다. 그녀는 그럴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참기엔 너무 힘든 삶이었다고, 부모도 부모 나름인거라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녀는 술취해 쓰러진 아버지를 위해 된장찌개를 끓였다. 두부와 호박, 감자를 썰고 청양고추를 썰다가 그녀는 청양고추는 다시 비닐에 담았다.
밤새 술마신 아버지에겐 너무 매울수도있어. 그녀는 그런 사람이었다.
남자는 처음부터 그리 잘 몰랐던것은 아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나름대로 사이가 좋았고, 한살 위의 형은 남자를 잘 챙길줄 아는 사람이었다.
가끔 남자가 집앞에 개미를 죽인다거나, 키우던 개의 다리를 부러트린다고해서 놀라는 사람은 없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남자는 어릴때 받은 검사에서부터 그런 사람이었다.
남자의 집은 유복한 집안이었고 가족들은 남자를 이해할 시간이 충분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남자는 발 밑에 개미를 보았을 떄 한발짝 물러나서 지나갈 시간을 줄수있는 사람이 되었고, 키우던 개의 다리를 부러트린다고해서 남자가 얻을것은 딱히 없다는것을 깨우쳤다.
그렇게 남자는 25살이 되었다. 죽음과 삶의 경계가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았던 남자에게 사고는 너무 갑작스러웠다.
부모형제가 그렇게 작은 액자 속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게되었을때 남자는 가슴벅차하며 결심했다. 남은 많은 재산을 빈틈없이 지켜야겠다고.
인연은 참 별일 없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남자는 퇴근 후 그저 빨리 집에 가고싶었다. 여자는 아침부터 몸이 안좋아 상사에게 안좋은 소리를 들으며 연차를 냈다.
그렇게 어둑어둑해지던 12월, 유난히 춥지도 비도 눈도 없던 평범한 그 밤. 남자와 여자는 편의점에서 마주쳤다.
남자는 담배 한갑을 사자마자 편의점 앞에서 한개비를 물어 훅 하고 겨울공기를 가르며 연기를 내뱉었다. 여자는 작은 컵라면 하나를 들고나와 문앞에 한참을 서있었다.
남자와 여자는 그렇게 만났다. 남자는 여자에게 담배 한개비를 빌려주었고, 여자는 안에 들어가 컵라면 하나를 더 사왔다.
그날, 이름없던 남자와 여자의 낡은 패딩은 그들에게 온기가 되었고, 이름이 되었다. 남자는 여자에게 h라고 불렀다.
남자와 h는 서로 스스럼이 없었다. 볼품없던 그들의 지나온 시간들 때문이었을까. 남자와 h는 이제 26살이 되었다. 그들은 갈곳이 없었고 그들은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다.
님지와 h는 그 뒤로 종종만나 담배를 빌려주고 컵라면을 나누어먹었다. 가끔 소주를 기울인 날도 있었다.
h는 봄이오던 3월 어느날 작고 깡마른 볼이 상기된 채로 남자에게 말했다. 좋아하게된 것같다고. 남자도 물론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남자와 h는 작고 허름한 모텔에 들어가 서로를 보았다. 흉터가 많았고, 뼈가 보이게 마른 h가 부끄러운듯 가슴을 끌어안았다. 남자는 그 끌어안은 가슴 사이로 집에가는 개미를 보았다.
일단 이렇게만 써봤어
욕을해더 좋고
그냥 자꾸 미련이 남네
술 취해가꼬 생각나는거 메모장에 호다다 쓴거 얼리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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