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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한 몸에는 지저분한 마음만이 맴도는 것입니까?.
샤워를 해야 했습니다, 열이 머리 끝으로 올라 어지러울 즈음이면 찬물을 정수리에 뿌리며 한참을 서있었습니다. 항상 찬물이 머리를 때린 후 목줄기를 타고 내려오면 참기 힘든 설움에 터진 눈물을 냉기에 이유를 물으며 늘 핑계를 올렸습니다.
거울 속을 바라 볼 때면 단 한번도 스스로와 눈을 마주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십대의 중반을 지난 이후 단 하루도 스스로가 아름답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스스로를 알게 모르게 혐오하며 힐난하고 있던것이었습니다. 이런 나라도 언제나 욕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연정을 품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당신을 눈에 담고 남몰래 연모하기도 하였습니다. 가끔 말을 붙일때면 얼굴이 발그레져서 어쩔줄 몰라 눈부신 천장에만 시선을 두곤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당신을 보면 눈부신 섬광덕에 당신의 미소를 숨길 수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당신은 나에게 순도 높게 스스로를 사랑하길 바란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나에게서 나무에나 새겨진 나이테가 존재하고 있다는것을 알아버린것을요. 그날 당신은 술에 취한채로 나의 긴팔 스웨터를 걷고서 술에 빠진 눈으로 나이테를 세어보며 입술을 맞췄습니다.
누구라고 이해할 수가 있었을까요, 그런 행동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이해는 커녕 입술의 촉감과 따뜻한 온도에 아무런 말도 생각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어지러운 취기와 상황과 순간이 찰나처럼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습니다. 당신을 처음으로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흉하게 번지고 무겁고 의미없는 시간들이 만든 상처들입니다. 당신께서는 혐오하며 이해할 수 없을줄로 알고 있었으나, 그것은 내 지나가는 무딘 기억중 하나였고 오히려 이해할 수 없는 이들의 조화였습니다.
술이 취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음이 나왔습니다. 당신은 귀가 사르르 녹는 목소리로 그날 내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지난 날에 모든 기억중 오늘 우연히 그날의 대화와 기억과 감촉과 향수를 사유하였습니다.
뜨거운 민낯이었습니다. 주광색 조명이 빨갛게 물들었나봅니다 그대의 양볼이 빨갛게 달아오른것인지 내가 눈시울이 벌게져서 그런것인지 당신의 감정에 온도가 보이는듯 했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부끄러운 민낯입니다.
온몸에 당신의 향수가 묻었습니다. 가까스로 닦아내며 식은땀으로 당신의 향수를 지워내면 진한 입맞춤으로 당신이 묻어났습니다. 초가 흐르고 분이 흐르고 시간이 지났습니다. 당신의 향이 온몸을 훑고 지나갔고 뜨거운 사랑을 지냈습니다.
빛나는 사랑은 잠시뿐인줄 실로 알고 있었습니다. 아침이 되니 그대 마음과 몸과 옷가지 하나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냥 목도리 하나가 침대 옆에 덩그러니 놓여있었을뿐입니다. 지저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저 스쳐가는 인연이었나봅니다. 텅빈 방안에 텅빈 마음으로 목도리를 집고 무덤덤하게 코를 처박았습니다. 달큰한 향이 기관지를 타고 뇌 속으로 들어와 꽃을 피우고 머리속에는 온통 당신과의 밤, 만남 그리고 잠시 왔던 사랑이 맴돌았습니다.
지저분한 생각들이 솟구칩니다. 머리를 치며 샤워기 앞에서 서서 호스에 물줄기를 맞고서 지저분한 샤워를 했습니다. 지저분한 몸에는 지저분한 마음만이 맴도는 것은 사실이었나 봅니다. 그대가 그리울적이면 금새 몸이 지저분해졌습니다.
그렇게 몸에 때가 다 벗겨져 가죽이 찢겨지는줄도 모르고 샤워를 하루에도 수십번씩 해야 했습니다. 이런, 이달은 수도세가 보일러 비용보다 더 나올지도 모를 일이겠습니다. 오후에는 부디 당신이 남기고간 흔적을 따라 돌아왔으면 좋을 지도 모를 일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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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인생 |
정말 잘 읽고 갑니다. 정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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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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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뭐래니 |
감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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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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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반K |
표현력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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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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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뭐래니 |
고맙쯥니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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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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