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내기 지넌입니다.
저의 처녀작이에요.
맨날 글만 읽다가 아뒤도 오늘 만들어 따끈따끈하답니다.
한 10부작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재미없음 관두구요. T.T
제가 항상 뒷심이 부족해서...
코멘 많이 달아주시면 큰 힘되겠습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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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과 이도의 첫만남

역시 그녀는 거기에 있었다. 대학로 허름한 뒷골목을 굽이 굽이 지나, 쓰레기봉지가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초라한 철문 안으로 사라지는 그녀를 발견한 것이 한시간 쯤 전이었다.

한참동안 동태를 살피던 환은 간간히 철문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을 보며 결심한 듯 철문을 열었다. 들어서자마자 문 안쪽에 서있던 우람한 사내가 환을 제지했다. 암호를 대 달라는 사내의 요청에 환은 잠시 당황했으나 이내 푸르스름한 지폐 열댓장을 주머니에 찔러주었다. 사내는 묘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잠시 환을 쳐다보다가 이내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들어가라고 고갯짓을 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가정집인데...'

집으로 들어선 환은 집 안의 또다른 사내에 의해 지하실로 안내되었다. 사내가 지하실 문을 열자 터져나오는 음악 소리와 그에 맞춰 몸을 흔드는 사람들의 물결.

'이것 참... 비밀 주점인가... 완전히 다른 세상이로구먼...'

직업상 여러가지와 부딪쳐 왔던 환에게는 처음보는 광경은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녀와 접촉해보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였다.

저 쪽 구석에 바에 혼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는 그녀가 보였다. 평소답지 않게 상당히 많이 취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환은 아주 간간히 보이는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에서 살기를 읽을 수 있었다.

'내 눈이 틀림없어. 그녀에겐 뭔가 있어.'

환은 숨을 고르고 배짱좋게 그녀의 옆자리에 걸터앉았다.

"저... 같이 한잔 안 할래요?"

그녀는 게슴츠레 눈을 들어 환을 쳐다보았다.

"넌 또 뭐야? 꺼져."

환은 멋적어졌지만 이정도로 물러설 순 없었다.

"글쎄, 뭐 말하자면 동업자라고나 할까."

"동업자?"

그녀는 피식 웃었다.

"내가 뭐하는 년인줄 알구 동업자? 당신 기둥 서방이야?"

그녀의 얼굴이 차갑게 변했다. 환은 여기서 밀려선 안된다고 생각하며 강하게 덧붙였다.

"글쎄... 뭐 나도 개인 사정으로 이상한 것들을 쫓기 시작했는데 말이지..."

"......"

"...쫓다보니 당신을 봐 버렸단 말이지."

"......"

"당신이 그 이상한 것을 잡아 없에는 광경을 목격했다구."

사실 환은 자신이 정확히 뭘 본건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쫓던 괴물같은 놈들이 그녀와 싸우는 장면을 얼핏 본 것은 사실이었다. 환이 현장에 다달았을 때는 이미 상황은 종료된 듯 놈들도 그녀도 없어져버렸던 것이다.

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똑바로 쳐들고 환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그녀의 강한 시선을 받은 환은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꼈다. 한동안 조용하던 그녀는 생각에 잠긴 듯 뭔가를 중얼거렸다. 잠시후 현실로 돌아온 그녀는 장난을 걸듯이 환에게 물었다.

"그래... 동업자라고 치고... 풋내기 동업자님... 당신이 그 ‘이상한 것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한번 얘기해보라구."

"그.. 그러니까... 이 사회의 배후에서 활동하는 거대한 사교 집단 같은게 있는데 말이지."

"근데?"

"이 놈들은 자신들을 흡혈족이라고 불러."

"그래서?"

"이... 이 놈들은 의식을 위해 사람을 죽여 피를 마시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최면을 걸어 이용하기도 하는거 같아. 뱀파이어 흉내를 내는거지."

환은 마치 만화같은 소리를 하는 자신이 겸연쩍었다. 하지만 만화라고 비웃어도 물러서지 않을만큼 절박한 문제이기도 했다.


그 때 한 눈에 척 보기에도 양아치같아 보이는 놈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수작을 걸어왔다.

"아가씨, 좋은데 드라이브 안갈래요?"

"닥치고 꺼져."

"에이... 그러지 말고... 헉..."

그녀의 얼굴을 본 양아치는 새파랗게 질렸다.

"이.. 이도!"

그녀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양아치를 쏘아보았다.

"4분파인가? 간 큰 놈... 니 친구들 데리고 잽싸게 빠져나가는게 좋아."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양아치는 몇몇을 데리고 사라졌다. 환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도... 그게 그녀의 이름인가보다. 양아치와는 아는 사이인지? 양아치 이전에도 몇몇이 그녀에게 찝적거리다가 면박을 당했었다. 그들은 춤추는 무리 사이로 돌아가버렸지만 자세히 보면 아직도 눈을 빛내며 그녀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그렇게 매력적인가? 환은 새삼스레 그녀를 쳐다보았다. 가슴이 파인 검은색 가죽 정장에, 둘둘 말아올린 검은 머리 밑으로 가늘고 긴 목선. 가무잡잡하고 이국적인 이미지에 서늘한 눈매. 엔간히 술에 취했음에도 간간히 보이는 날카로운 눈빛이 상당히 복잡한 성격의 소유자임을 말해주는듯 했다. 갸날퍼 보이는가 하면 근육이 붙은 몸매. 소위 말하는 퀸카의 스탠다드와는 거리가 먼 매우 독특한 이미지였다. 그렇게 남자들이 목 멜 정도의 미모는 아닌데… 라고 생각하다가 환은 피식 웃고 말았다. 바에 들어온 이후 환에게 관심을 보이는 여자들도 제법 있었던 것이다. 나도 꽤 매력이 있었던 걸까하고 으쓱해 있었지만 이제보니 이 술집 자체가 그런 새로운 만남을 의도로 만들어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놈들은 의식을 위해서 사람을 죽이는게 아니야.”

귀를 후비는 그녀의 말에 환은 정신을 추스렸다. 그녀는 취기가 올라 경계심이 누그러졌는지 장난스러운 얼굴에 말이 조금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