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친구들 만나면 가끔 나누는 레전드 썰임.
그냥 존나 멧돼지만 나와도 서로들 배잡고 으스러짐 ㅋㅋ
바야흐로 갓초딩 레벨3.
무서울거라곤 엄마,아빠뿐인 시절이었는데
동네에서 유달리 말썽을 자주 부리던 놈이 나였음.
내가 항상 선두에 서서 일을 도모했고, 끝은 친구들이 대신 쳐맞았지.
그때도 그냥 순리처럼 흘러가던 하루였음.
토요일이라 학교를 일찍 마치고 친구들과 쭈쭈바 쪽쪽 빨면서
집으로 가는데, 한놈이 "야 어제 뒷산에서 멧돼지 나왔대."
（이새끼 때문에 결국엔 내가 멧돼지한테 쫒김.）
솔깃한 이야기를 하는거.
나는 그 당시 삼겹살은 봤어도 멧돼지는 못봤기때문에
궁금증에 친구들을 꼬드김.
"야. 우리 멧돼지 잡으러가자."
당연 미친소리였지. 총들고도 힘들게 잡는게 멧돼지인데.
근데 또 이 덜떨어진 새끼들은 좋다고 헤헤 거리면서 "그래!" ㅋㅋ
일동 단결하게 책가방 집에 모셔두고 뒷산으로 돌격함.
워낙 산이 험해서 어른들 조차도 다니지않는 야산이었는데
겁없던 초딩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서로들 빠개면서 풀잎헤치고 돌진함.
그러다가 한놈이 이상한 풀을 가리키면서 "야! 저거 산삼아냐?!" 이럼.
우리는 와~아! 이러면서 존나 티비에서 본것처럼 산삼을 캐기 시작했지.
근데 존나 그냥 썩어문드러진 나무뿌리였어.
하지만 우리의 흥은 깨지지않았고, 멧돼지를 잡고야 말겠다는 집념을 선보이며
점점 깊숙히 들어갔지.
몇 시간을 돌아다녔는지도 모를만큼 걷고, 또 걷다가 해가 거의 저물어버림.
노을이 산 중턱에 떠있는데, 괜히 걱정이 되더라. 멧돼지 못잡고 돌아갈까봐.
결국, 우리는 긴급회의에 돌입함.
이대로는 멧돼지를 잡지못한다. 그러니 누가 멧돼지를 불러라.
개똥같은 발상이었지. 부르는 법조차 모르는데 불러보자니 ㅋㅋ
그래서 결국엔 내가 앞장서서 멧돼지를 부르러감. ㅇㅇ
여기서 부터 개똥같은 상황이 연출됨.
나는 세계의 히어로가 된 듯한 기분을 얼싸앉고, 존나 멧돼지야! 멧돼지야!
목청높여서 부르기 시작함.
멧돼지는 청력이 좋을까? 라는 생각도 안하고 말이야.
한참을 방황하면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니까
나도 존나 지쳐서 헥헥거리면서 땅에 털썩 주저앉았는데
바지 뒷부분이 축축해서 보니까 진흙이 묻어서 질퍽거림.
나는 그게 또 똥싼거처럼 웃겨서 배잡고 껄껄거림.
그때 였음.
컹카 컹카 하는 소리가 귓가에 슬며시 들리는데
본능적으로 이게 멧돼지라는걸 알아차림.
"나와라!!" 이러면서 개보다 못한 대가리로 멧돼지를 더 흥분시켰지.
그러니까 존나 저 풀무더기 사이에서 뭐가 스윽하고 나오는데
아이언호그 닮은 탄탄해보이는 멧돼지 한마리가
날 주시하면서 존나 달려옴 ㅋㅋ
씨발 좃 됐다 싶어서 바짓가랑이 잡고 존나 뜀.
으앙! 눈물까지 흘리면서 밑으로 계속 도망가니까
친구들이 내 비명소리를 들었는지 야!! 라고 소리치는게 들림.
그 당시엔 무식해서 멧돼지가 내리막길 스턴이 있는줄도 몰라서
그냥 일자로 존나 뛰면서 도망쳤는데 뒤를 휙 돌아보니까
존나 바짝 붙어서 미친개처럼 뛰어옴 ㅋ
아아아아! 개 오만상 지으면서 엄마 아빠 소리치는데
뭐가 쿵 하더니 쭈우욱 하는 소리와 동시에 어디론가 굴러떨어짐.
존나 아프고 쓰라려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나무사이에 찡박혀 있는데,
다행히 멧돼지는 자기 집으로 돌아간거 같더라.
그리고 이후에 친구들이 날 찾아서 부랴부랴 집으로 갔지.
물론, 나는 아빠한테 세상욕 다 듣고, 엄마는 밤새서 날 간호하심.
그 뒤로 산에는 절대 얼씬도 안하고, 지금까지도 산에는 절대 안감.
혹시나 해서 말해주는데. 멧돼지하고 조우하게 되면 그냥 무조건 내리막길로 도망치셈.
이 새낀 다리가 짦아서 무리해서 내리막길 내려오면 자빠져서 객사함.
그리고..절대 멧돼지는 잡을생각조차 하지 않는게 좋음.
당신들한테 잡힐 멧돼지였으면 벌써 멸종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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