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병원 알코올 병동 --
< 잠농 방콕 시장이 갑자기 방문한다고 했습니다.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우리나라 달동네 사람들과
연세 대학교 청원 경찰한테 돌을 던지면서
데모하는 것입니다.
뭉게구름이 흩어지면서 아이가 엄마 배 속에서
나오는 것처럼 나오는 것입니다.
그 당시에 카메라（비디오） 밖에 없어서
빨간색을 못 찍었지만 구름이 이동하는 것을
찍었습니다
내가 앞을 보면 대낮이고 하늘을 올려보면
북두칠성이 환히 비치는 것입니다 >
윗글이
내 침대 옆에 있는
H형의 태국 여행기 1탄이다.
지금까지 여행기를 읽을 만치 읽었다지만
H형만큼
시공간을 넘나들며 반전에 반전을 주는 어마 무시한
여행기를 읽어 본 적이 없으며,
H형만큼 극사실주의적 글은 난생 처음이다.
왜냐하면
백 번을 물어봐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고대로
똑같이 얘기하기 때문에 이 사실은 진실인 것이다
책의 첫 장부터 보는 사람은 확 끌어들이는
마법 같은 문체 아니겠는가?
SF, 추리와 판타지 시대의 아픔을 관통하는 대하역사를
찰나의 순간에 비벼버린 명작 아니겠는가 말이다.
유명 소설가, 시인 그 어떤 문학가의 글보다
책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가독성, 중독성이 강해야지만
볘스트셀러, 스터디셀러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오늘에서야 H형을 만났다는 것이
한때 신춘문예를
기웃기웃한 나로서는 통탄을 아니 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
눈이 부셨네, 황홀했네, 혼자 보기 아까웠네
평화스러웠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오고 싶었네
따위의 감탄사나 연발하는 글
되지도 않는 감성과 주관적인 글이 휘갈겨진
한번 쓰윽 보고 마는 책은
H형의 글 앞에서는 감히 명함도 내밀 수 없는 것이다
H형은 이토록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그 당시 상황을 묘사할 수 있는지
부러웠다. 몹시 배우고 싶었다
그 생생한 모습을 본인 쓰려할 때는
전율이 느껴졌는지 손을 덜덜 떨고
위아래 틀니는 곧 빠져나올 듯이 덜렁거려
한 손으로는 틀니를 밀어 넣고
한 손으로는 태국 날씨에 동화되어
뚝뚝 떨어지는 땀을 닦으니
내가 대필할 수밖에 없었다
구술, 그러니까
말을 해보라 하면
당시의
생생함 때문인지 환희 때문인지
평소와 달리 말을 심하게 더듬는 것은 물론이고
이글을
쓰고 있는 동안
나는 H형과
한 몸 한마음 되어
찌릿찌릿 감전된 상태에서
짙은 썬그라스, 알록달록 반팔 셔츠
사와디캅 호객 소리, 조리 짝을 끌면서
태국 거리를 걷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0년 0월 0일, 쓰다
곧 2탄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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