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은 몇달 후에 나올 것 같고
계절마다 그래도 한 편씩
（비록 아는 사람의 선의더라도!）
문예지에 글을 싣고
와중에 시 쓰는 일은 점점 더 게을러지고
파래진다
새벽이 나를 휙휙 지나쳐서
벌써 이 나이인데
변한 것은 없고
그래서 가난하고
유치하고
어제는 나물을 잘못 먹었는지 배탈이 났다
내일이라고 그런 일이 없을 쏘냐......
아프면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큰 일이 벌어지기 전에도 마찬가지
시집이 나오기 전에 죽을것 같았는데
그런 일은 없을 것 같고
가끔 동네 내과 가서 약 타 먹을 일만 생기고
（코로나는 꽤나 아팠다）
게으르게 사는 시인은 결국
흰 화면 말고는 내가 주인인 공간이 없다
그거면 좋을 줄 알았지
잠은 안 오고
그거면 좋기는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