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2일차 오전 행진이 시작되었다 항상 그랬지만 처음에는
화이팅 넘치는 분위기로 시작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오전에 하는 게 힘들지 않았던 거 같아
오늘 날씨가 흐리긴 하지만 쨍쨍한 햇살 아래서 걷긴 싫으니까 다행이지 뭐

그치만


" 오빠!!"
" 어? 응??"


옆에서 같이 걷고 있던 연희가 내 귀에다 대고 큰소리로
소리쳤다


" 아니, 무슨 생각을 하길래 계속 대답을 안해요!!?"
" 무슨 말 했어?"

" 이상해 진짜 오빠 저번에도 그렇고 뭔가 있는 거 같은데?"
" 날씨가 더워서 더위 먹었나 봐"

" 거짓말도 흐린날씨에 이렇게 바람이 시원한데요?"
" 오빠 사실"

" 응?..뭐에요?"
" 사춘기야"



순간 연희는 내 배낭을 들었다가 손을 확 빼는 바람에
그 무게는 고스란히 내 허리를 강타했고
난 잠시 주춤을 하면서 균형을 다시 잡았다


" 아!!, 야! 갑자기 들었다 빼면 어떡해!?"
" 말을 말아요 이제부터 말 걸면 디.져.요"


....



그렇게 한 5분 후..



" 연희야"
" ..."

" 야 김연희!"
" ...."

" 니 짝 심심하게 할거야!? 우린 오늘 짝꿍이라고"
" 아..오 진짜 내가 왜 오빠랑 같이 짝인지 진짜"

" 왜? 오빠 정도면 어디가서 꿀리지 않는다 야"
" ... 정도가 심하면 병인거 아세요?"


그렇게 연희랑 티격태격 하는 동안 첫번째 휴식지에 도착했다
우리는 잠시 10분간 쉰다는 소리와 함께 자리에 배낭을 제자리에
두고 휴식을 취했다



" 신발 벗고 발좀 풀어주고 있어"
" 발 안 아프네요"

" 안 그럼 또 이따 낙오된다 너"
" 오늘은 안 그럴거니까 걱정마세요"

" 암튼 말은 진짜 안 들어 너맘대로 쉬어라 그래"



연희랑 얘기하다가 뒤쪽에 있는 민선이가 보였다
민선이는 그 동호라는 짝이랑 얘기를 하는 거 같아 보이는데
뭔가 웃는 모습이 너무 오랜만에 보는거 같았다


" 저 언니 이쁘죠?"
" 응?"

" 지금 오빠가 보고 있는 언니~ 와 진짜 이번 대장정은 왜 이렇게 훈남 훈녀가 많은지
어딜가나 모델 투정이에요 진짜"
" 너가 눈이 낮은거야 연희야"

" 오빠가 눈이 높으신거죠 너무 높아서 하늘 찌르고 우주 끝까지 가고 있을려나..."
" 이게"

난 연희 이마를 툭 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물병을 챙기고


" 어디가요?"
" 물 채울려고 아까 못 채웠거든"

" 나두! 나두!! 이것도!! 얍!!"


연희가 자기 배낭에서 빈 물병을 꺼내서 나한테 던졌다



" 너도 안 떴냐?"
" 히힛 오빠랑 같죠 뭐 빨리 갔다와요 시간 다 되어가네!"



....





연희 물병까지 들고 나서 물을 뜨러 갔다
역시나 나랑 같은 사람들이 많은지 다들 기다리고 있었다



" 어, 인호형!"
" 응? 동선이랑 재석이네 너네도 물 안떴냐?"


마침 뒤쪽 줄에서 우리조 동선이랑 재석이가 둘이 서 있었다



" 아 이거요? 큰형님꺼랑 칠현형 꺼랑 제꺼랑 새미꺼라 뭐
다 우리 조꺼 갖고 왔어요"
" 칠현형이랑 새미 뭐 우리조 대단하네 다들"

" 워낙 우리조가 에이스만 있는 집단이라 그런가봐요 하하핫"


동선이랑 재석이랑 얘기하면서 줄은 금방 찾아왔고
나 먼저 물을 뜨라고 하는 동선의 말에 먼저 염치 불구 하고 물을 채우고


" 고맙다! 이따 보자"


하고 그 자리에서 나올려고 하는데


!?..




우연이 너무 곁치면 운명이라고 하는데
난 운명따위 인연따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뭔가 누군가가 아니 하늘이 나를
장난치는거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 인호야"
" 미안 먼저 갈게"



내 앞에 있던 민선이 옆으로 나와서 앞으로 걸어갈려고 하는데


" 이따... 아니 조금만 얘기좀 하자 우리"
" ..."

" 지금은 좀 그런가? 그럼 6시에 도착해서 그때 찾아갈게!"



....




난 아무말도 못하고
바로 그곳을 빠져 나왔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민선이에게는
미안함 감정 밖에 없는 민선이는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자꾸 피하는 것도 .. 이제 그만해야 하나..




" 자 물병 받아"
" 와악! 꽉 차게 물 받았네요!?"

" 어 너 더 퍼지라고 "
" 말은 .. 암튼 고마워요 오빠 근데 근데"

" 응?"
" 아까 저 언니랑 무슨 얘기 했어요? 뭔가 심각해 보이던데"

" 너...나 엿보고 있었냐?"
" 아니 우연히 본거에요 우연히 뭐야 둘이 아는 사이??"

" 그냥 예전에 좀.."
" 응? 좀?.."

" 아, 몰라임마!!"



....




내 생각과 다르지 않게 연희는 두번째 휴식지를 지나면서 점점 뒤처지기 시작했고
난 그런 연희를 옆에서 끌고 낙오하지 않게 앞으로 같이 걸어갔다



" 흐아아앙..힘들어 죽겠어요!"
" 다왔어 다왔어! 저 앞에 보이지!? 저기래!"

" 하아...진짜 배낭이 왜 이렇게 무거운거야"
" 너가 많이 갖고 왔으면서 왜 그래 이따가 너무 무거우면
조장님에게 얘기해줄게 택배로 보내버려"

" 아 진짜 그럴까봐요 인간적으로 내가 제일 무거운거 같아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나도 살짝 들어볼려고 했지만 내꺼 보다 훨씬 무거운거 같았다
남자가 들었다간 하루 하루 보내기가 좀 힘들지두..


그렇게 난 연희를 끌고 가다 싶이 끌고 가서 겨우
도착지에 도착할수 있었다

겨우 낙오를 시키지 않은게 다행일지도 몰랐다..



....




여느때 처럼 배낭을 놓고 식사부터 먹기 시작했다
각자 조끼리 식사를 받으러 배정을 받았고 오늘은 우리조가 배식을 담당해서
몇명만 가서 배식을 하게 되었다

물론 난 하지 않았지만




오늘은 볶음밥이네..
스팸이랑 된장국까지
야외에서 먹어서 그런지
집에서 먹을때 보다 맛은 있었다



" 오늘 어땠나? 인호랑 연희 둘이 잘 보냈어??"
" 맞아 오빠랑 연희 어땠어요??"


아주 우리조에서 관심대상이 된거 같다
난 우걱우걱 밥만 먹고 있었고 연희는..


" 오빠가 사춘기라 말을 안 걸어주네요"
" 뭐? 야 정인호 너무하네 진짜!"

" 사춘기인걸 어째요"
" 오빠도 참 모처럼 여자랑 같이 걸어가면 얘기도 좀 해주고 그래야지!"


새미랑 재현이형이 날 비난하기 시작했고
칠현이 형은..


" 이제 둘이 썸타는건가!?히히힛"
" !?.. 무슨 그런 말을 해요 오빴!!!"

" 하하핫 야 장난이야 장난 근데 반응이 격하다?!"
" 우욱 진짜 죽었어!"


밥 먹다가 한바탕 할거 같은 분위기 속에
난 밥을 먹다가 뒤쪽에서 걸어오고 있는
민선이를 보았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피할수 없을 거 같아 보인다

그래..



" 저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 어!? 다 아직 안 먹었잖아요!?"

" 다 먹었어 임마"





그래
한번은
마주쳐야 해

한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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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할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