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평 남짓한 작은 방에서 살며 요즘 내가 느끼는 것은

쌓인 모이를 먹으며 아무것도 없이 도축당하는 닭과 같은 꼴이다.

나는 그저 앞으로 들어오는 모이만 먹으며 더 이상 날개짓도 포기한채로 앉아 있다.

분명 날던 기억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얼마나 오래전 일인지 이제는 내 앞의 안락하고 따신 닭장 속에 누워 익어가는지도 모른채로 살아만 있다.

분명 행복한 것이다. 나는 순탄히 모이만 받아먹으며 죽는다면 아무런 걱정이 없겠지.

그리 생각하면서도 근질거리는 날개짓을 참을 수 없어 퍼덕이려 해본다만 이내 주변의 닭들의 노려봄에 눈치껏 다시 앉는다.

먹이도 양껏 먹은 닭은 잠이 오지 않는다.

분명 낮에 잠깐 존 탓이겠지만 새벽 공기라는 것은 항상 내면을 끌어오는 힘이 있다.

자꾸만 간질거리는 날개를 만지작대게 한다. 그렇게 들어오고 싶던 닭장을 박차고 나가고싶게 만든다. 밖을 동경하고자 만든다.

나의 불면은 만성이였고, 나를 새벽을 살아가는 존재로 만들었다.

새벽은 나에게 있어 거대한 고통이다. 흘러드는 별빛을 흐리며 외면하다 지칠때 쯤 아침이 온다.

나는 이내 아침이 싫어 또 잠이 들겠지, 밤이 깊어도 잠 못드는 불면증은 나를 괴롭힐거야...

지금 이 순간 마저 나를 옥죄인다. 지독하리만치 청명한 새벽 공기가 나를 파고든다.

아이러니 하게도, 나는 또 해가 뜨면 잠이오겠지, 당신들은 영원히 피곤한 나만을 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