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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했다.내가 바라보는 방향은 아주 약간 옆으로 틀어져 네 옆을 보고 있었는지도.멀리 도망가고 싶은 날이었다.나는 사랑을 주려 노력했지만, 이 참을 수 없는 외로움은 날 괴롭혔다.아무런 노력조차 하고 싶지 않은 밤. 자는 것조차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나의 모자람을 말하는 듯했다.시린 바람은 나를 관통해 지나갔다. 너에게는 이런 바람조차 사치라는 듯.나는 단지, 당신의 손끝에 닿고 싶었다. 물론 지금도.설렘은 내 생각과는 다르게 다가오고는 한다.더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 밤.나는 무척이나 자신이 있었으며, 혼자 죽어감이 나를 완성시킨다 여겼다.사랑의 완성은 이별인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으니.흐릿한 행복과 선명한 불행은 세상의 이치를 다시금 깨우치게 해줬거든.외로움의 끝에 나는 오늘을 포기하고, 내일을 기대하지 않았다.나는 입버릇처럼 비관을 말하곤 했다.언제부터 내가 다시 긍정을 말하기 시작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어떻게 보면 살아가려는 발악인지도 모르겠다.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을 바라보며 잠에 드는것을 꿈꿨다.내 끝없는 어둠이 빛나게 될 수 있을까.내가 당신의 잠이 될 수 있던 밤. 어쩌면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느꼈다.나의 밤이 당신에게 꿈을 꾸게 해준다면 그것이 나의 소소한 행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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