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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그녀는 앉아서 가는걸 선택했어...
아마도 누웠으면 내가 옆에 있다는걸 눈치챘을지도 몰라...
목욕과 진한 향수의 냄새덕분일까? 그녀는 내가 옆에 있는지 모르는 눈치더라고...



나도 사람인지라 어떻게 차안에서 아무런 소리를 안낼수있겠어?
하지만 그 남자가 잔잔한 클래식을 틀어놓았기 때문인지...
어느정도 소리는 음악소리에 뭍혔지...
오랜만에 보는 그녀의 모습...
가만히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기만 할 뿐...
나는 아무것도 할수없었어...



운전을 하면서 룸미러로 나와 그녀를 지켜보던 그 남자가...
기운없는 그녀한테 질문했어...



"요즘 무슨일 있냐? 고모가 걱정하신다"



"아니야... 별일없어..."



조금 망설이는 그녀의 대답...
모르는 사람이 봐도 고민이 있는듯한 사람의 대답이였어...



"별일없긴 나한테까지 거짓말할꺼야?
딱 봐도 무슨일 있구만 말해봐 일급비밀로 할테니깐"



"정말로 별일아니야..."



당황해하는 그녀한테 그 남자는 남들한테는 비밀로 할테니 자신한테 이야기 해보라고 말했어...
방금전 까지만해도 기운없던 그녀가 이젠 조금 불안해보이더라고...
나와 그녀는 아무래도 남을 속이는 재주는 없는것같아...



"걱정마 차안에는 고모와 고모부는 안계시니깐
말해봐 전에 음악회 같이 간 남자때문이지?"



"..."



그 남자는 그녀한테 나 때문에 힘들어 하는지 물어봤어...
그러고 보니 그 남자는 저번에 우리가 음악회에 놀러갔을때...
그녀한테 음악회 시작시간을 속이고 오전에 나와 만나게 해줬고...
데이트를 즐기다 오라고 그녀와 통화할때 이야기 했었지...
아마 그 남자는 오래전부터 나의 존재를 알고있었는지도 몰라...
망설이는 그녀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 자식이 너한테 상처준거라면 내가 만나서 손좀 봐줄까?"



"아니야...대민씨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
대민씨는..."



타이밍이 좋은건지...
음악이 끝나고 다음 음악을 기다리는 동안...
썰렁해진 차안은 침묵만 흐르는 그 차안에서 나는 최대한 숨소리를 죽이면서 그녀를 지켜봤어...
나를 감싸주는 그녀가 그 남자한테 대답했어...



"너무 좋은 분이라서 마음이 아파...
계속해서 같이 있고 싶어...
같이 있게되니깐 헤어지는게 싫어...
이런 욕심쟁이가 되어가는 내가 너무 한심하고 창피해서 싫어...
나 때문에 항상 친구들이나 주변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대민씨한테 너무 미안해..."



울먹이는 그녀...
결국 그녀의 두눈에서 눈물이 흐리기 시작하고...
그 남자는 눈물을 흘리는 그녀한테 마지막으로 질문했어...



"너 그 남자 좋아하냐?"



옷 소매로 흐르는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는 그녀...



"좋아해 정말로 좋아해"



그제야 자신의 속 마음을 모두 털어놓는 그녀...
내가 그녀한테 고백했을때 그녀는...
기쁨보다 먼저 그녀를 찾아오는 죄책감 때문에 그날부터 나를 지금까지도 피한다는 그녀...
그녀는 앞을 못보는 자신이 주변사람들한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더라...
그날 모임에서 자신때문에 내가 친구들과 갈등이 생긴것 같아 너무 미안해서...
나를 만나지 않고 피해다니면 언젠가는 나를 잊을수 있을것 같아 필사적으로 피해다닌다고 말하는 그녀...



나도 모르게 그런 그녀의 손을 잡았어...
그리고 뒷자석에 있는 각티슈를 몇장 뽑아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지..



"고마워 오빠..."



그녀는 자신의 눈물을 닦아주는것이 그 남자인줄 알았나봐...



"무슨소리야? 난 앞자석이고 넌 뒷자석이잖아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난 운전중이라고"



"에?에???"



당황해 하는 그녀...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한테 말을 걸었어...



"저도 좋아합니다. 민은씨를 정말로 좋아해요"



그녀는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알수가 없는듯한 표정이였어...



"난 거짓말 안했다. 고모랑 고모부가 차안에 안계신건 사실이고
난 다른사람한테 아무말도 안했다 전부 니 입에서 나온거야"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그녀가 그 남자한테 말했어...



"오빠 정말 미워!"



그 남자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운전하면서 정신없이 웃었고...
그녀는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서 우왕자왕 하면서 눈물만 흘렸지...
나는 그녀를 살며시 안아줬어...



"미안해요 속일생각은 없었는데
마지막이라도 좋으니 꼭 한번 보고싶었거든요..."
좋..좋아...아니 사랑합니다 민은씨 저와 사귀어주세요"



감정이 폭발했는지...
부끄럽고 창피한 말도 아무렇지 않게 나오더라...



"어휴 내가 다 부끄럽네...
이제 그만 내려라"



갑자기 우리한테 차에서 내리라고 말하는 그 남자...
차 안에서 창밖 주변을 살펴보는데 매번 그녀를 만나는 그 역 근처 였어...



"죄송하지만 손님
커플은 이쪽에서 거절합니다 내려주세요"



계속 내리라고 독촉하는 그 남자...
우리는 얼떨결에 차에서 내렸어...



"잘있어라"



이 한마디만 남기고 그 남자는 떠나버렸어...
갑자기 나까지 그 남자한테 놀림당한것 같아서 정신이 없었는데...
그 정신 없는 상황에서도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있었어...



"저..그게...민은씨를 정말로 사랑합니다
주변사람들 신경안써요 주변사람들이 무슨 상관입니까?
내가 민은씨를 좋아한다는데 그러니깐 피하지말아주세요"



"네"



다시한번 용기를 내어 그녀한테 내 속마음을 말했어...
하루만에 몇번이나 그녀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했는지 몰라...
하지만 후회하지않아 오히려 속이 후련하더라고...
그녀도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내 마음을 받아주더라...







그녀를 만난건 사소한 우연이였어...
그냥 무시하고 지나갔으면 만날수없었던 인연...
처음에는 그녀를 보고 그냥 불쌍하고...
안타깝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 내 마음 깊은속까지 들어온 그녀...
이 겨울이 왜 이리 따뜻하게 느껴지는지...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고 항상 계단앞 의자에 앉아서 그녀를 기다린다...
매일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지겹지도 않냐고?...
글쎄?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잘 모르겠네...
아마 행복이라는것 아닐까? 아마도 맞을거야 행복이라는게...













후기



그렇게 나는 자격증만 취득하고 대학교를 졸업하지않았어...
대학교를 선택하기보단 그녀를 선택했거든 후회는 안해...
지금은 프리랜서로 일하고있고...
창피한 말이지만 나는 그녀의 집이 그렇게 부자?일줄은 몰랐어
장인어른한테 많은 도움을 받았지...
시골에 작은 집을 얻어서 오손도손 잘살고있어...
이제 도서관으로 출근하지 않는 그녀의 번역을 도와주기도 하고...
같이 텃밭도 만들어서 그 안에 여러가지 도전도 많이해본것같아...
돈을 많이 버는건 아니지만 둘이서 살아가는데 문제없어...
우리는 이 생활을 만족하고 있으니까..













p.s 그 동안 막차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안에 끝낼수있어서 다행이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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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할때 재미없는 글이고...
다른 썰 처럼 저의 이야기도 아닌 글이라서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없으실줄 알았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 여러분들의 관심덕분에 이렇게 끝까지 글을 작성한것 같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해충과 꽃병아리 입니다.
물론 부족한 필력으로 재미없는 글이겠지만...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