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루하게도 젊음을 허비하는 죄로

나는 거대한 방에 갇혀 웅크려 사는 형벌을 받는구나.

이제는 너무 작아져 버린 놀이터, 삐걱이는 그네를 타기도 부끄러운 나이가 되어버렸는데.

아직 익지못한 나는 고개를 빳빳히 들고서, 자유로이 뛰어노는 저 꼬맹이들을 동경하고 있었다.

분명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더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을 때 어른이 된 것이라는 말이 떠오를때쯤

너의 거울속에 비친 모습은 수염이 시커매져 내일을 살기위한 발버둥치는 존재였다.



나는 아직 장난감 칼을 들고서 동네를 떠돌며 달리고 싶은데

멋진 망토도 두른채로, 꽃잎을 엮어 왕관도 만들면 멋질거야.

이 무거운 서류가방을 내던지고서 무엇이든 될 수 있던 나의 어린 시절

이따금 떠오른 엉뚱한 상상은 현실에 치여 피투성이가 되어 흩뿌려진다.

나는 오늘도 눈을 감는다.

눈 뜨길 간절히 바라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자라지 못한 나는 오늘도 속으로 눈물을 삭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