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입니다.
잘 지내셨죠?
그동안 잊고 지냈습니다.

애써 잊고 지내왔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무뎌진 줄 알았습니다.
나에게 없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꽤 잘 지내왔습니다.
당신 없이도 훌륭한 인생을
꾸미고 있었습니다.

허나, 최근 잊고 지냈던 당신을
조심스레 꺼내 눈앞에 마주했습니다.

잠시나마 행복하였고
그 행복이 계속될 줄 알았지요.

허나 당신은 항상 날 이렇게
결국엔 이렇게 아프게 만듭니다.
날 혼란스럽게 만들고
날 깎아내리게 만듭니다.

사랑의 감정
조심스레 꺼내 눈앞에 마주한 순간
나는 녹아들면서 얼어갑니다.

애써 무시했던
나의 감정을 마주하기가
두려웠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랑받고 싶지만
사랑받기 무섭습니다.

당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순간
나는 무너져 내립니다.

무너진 땅바닥 저 아래에서
난 그대에게 다시금 작별인사를 고합니다.

잘 지내세요
언젠간 다시 볼 그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