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머금은 작은 이슬 안
너의 이야기를 작게 새겨둘게

톡 치면 터져버릴 아슬아슬했던 기억처럼
솔잎처럼 쓰고 향기로웠던 그날

그 기억들을 여기 작게 써줄게

나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

너의 기억들을 써 내려가며
방울방울 맺혀가는 기억들을 떨어트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걱정에 오늘도 밤을 못 견뎌

그런 밤에 다시 방에 불을 켜봐

너의 이야기라도 쓰면 마음이 진정될까

반짝거리던 너의 뺨 그 아래 흐르는 기억들 따위

내 알량한 손가락이 다 품을 수 있을까

밝게 피워올라 하늘에 뿌려진 물줄기처럼
작은 물방울들이 하나 둘 기억을 머금고
조용히 우리의 시간들을 비추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