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사막의 모습을 바라보면
바람의 모양을 알 수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모래알들이 흩어져 날리고

흩어져 날린 모래들은
바람의 길을 말해준다

온 힘을 쥐어짜 힘겹게
넘어온 언덕이 있는가 하면

빙글빙글 크게 돌아
낮은 곳으로 지나온 길도 있다

모래알에 새겨 놓은 아픈 발자국은 바람이 애써 다 지우고
드문드문 물이 고여 이따금 메마른 목을 축이기도 한다

저마다의 바람이 그렇게 길을 지나왔듯이
저마다의 봉우리에 그렇게 사연이 녹아있다
인생의 시련은 사막의 언덕을 닮았고
인생의 길은 사막의 길을 닮아있다

바람은 나요, 사막은 나의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