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모든 건 괜찮아질 거야

둥글둥글 또 둥글 돌고 돌아서

돌고 돌아 도착하는 나무집 위에서
너는 내게 작은 스타후르츠 스무디를 건네며
오늘 하늘도 붉은빛이네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서로가 궁금했던 이야기를 나누는 거지

세계는 붉은빛에 물들어있어
쇠붙이 끝이 살짝 타올라
조각난 세계가 조금 녹아버려서
지금은 나무집을 좀 높게 지어야 했거든

하지만 지구는 둥글둥글

너는 집에 돌아가면 내게 캔 따개를 건네주어
이제 마지막 잎새야 라고 말해주는 네 목소리가
운디네의 눈물을 담은 거 같아
오랜만에 보는 푸름은 생각보다 상쾌하지 않네

네 입에 한입 내 입에 한입
서로 꿀꺽 삼켜보았어

하늘이 헤롱헤롱
달빛은 붉그락붉으락

고장 난 라디오에서는 지지 지직
아직 별똥별이 귀 옆에 떨어지나 봐
우리 나무집을 더 높게 높게 지어야 했나 봐

빙글빙글 정글짐 주위를 돌았어
그네를 타고 한 바퀴
너무 세게 밀면 저 별들처럼 나도 땅에 처박혀버리니
조심조심 밀어줘

잊고 있었던 목소리가 떠오르네
내 몸이 둥 둥 떠다니고
소리들이 음표 위에 춤을 춰

마지막까지 너와 함께해서 행복했어라고
말하지 말아 줘

우리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을 뿐이야

서로가 아프게 넘어지지 않도록
너를 그리고 나를 두텁게 안아주고 있으니까

이제 나지막이 총성이 들려
이게 사람들이 만들고 싶었던 하모니였을까

잠깐 눈꺼풀이 가벼워지길래
너의 볼에 잠깐 입을 맞춰보았어

서랍 속에 든 텅 빈 캔과
엉성하게 조립된 조각용 칼

그리고 그 옆에는 작은 보물상자

조각용 칼로 상자를 조금 젖히니
그 안에 녹색빛 물풍선이 있었어

레고를 조립하듯 설명서를 잘 읽고
너의 옆에 누워서 고향의 노래를 불러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가면
아이는 혼자 남아 집을 지키네

물풍선의 뚜껑을 연 채 머리맡에 두고
네가 놀러 간 그 꿈나라를 향해서
잠시 손을 모아 기도해

살고 싶어

*주의*












추문"
전쟁상황 속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지었습니다. 부제는 나만의 전쟁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