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냥;; 하루에 한편씩 쓰는;;; 보면형;; 내 글은 워낙 이상한 부분이 많아서 어딜 고쳐야 할질;;;냐하하하;;;;


"제기랄!"


성한은 도무지 연락이 안되는 천향 할머니의 집 문을 쾅 소리를 내며 닫아버렸다. 천향 할머니의 집은 골목 구석에 있었다. 무당집이라는 占자 표시가 선명했다. 성한은 원래 담배를 잘 피우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거의 골초가 되어 있었다. 누군가의 도움은 받아야 한다. 가장 가까운 광주의 서진남 위원장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천향 할머니도... 그럼 남은 것은 대구의 조그만 암자에 머물고 있다는 법유 스님이었다. 이런 일에 도움을 비밀리에 줄 만한 유일한 인물이었다.

성한이 몸을 돌려 골목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며 니코틴과 도파민이 연쇄작용을 하면서 뇌에 환락을 주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필터까지 탄 담배는 어딘지 모르는 유쾌함을 주었다. 따뜻한... 손이 매우 따뜻했다. 이상하게도 머리는 너무 차가웠다. 이런 건... 주위에 영이 있을 때다.


"누구냐!"

"갈（喝）!"


서진남 위원장이었다. 성한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그 영의 기운은? 서 위원장은 성한에게 약간 눈웃음만 보이고 다시 검을 치켜들었다.


"이곳에 영이 있다네. 조심하는게 좋아. 원한령인데다, 엄청난 검술이다. 이런 검술은 처음 봤어."

"어째서 여기에..."

"자네도 순천에 나타난 잡귀때문에 왔나? 그럼 나하고 같은 이유야."

"예...?"


서 위원장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대답했다. 단단한 몸집에서 기가 피어올랐다. 이런 지경까지 수행한 무술인은 세계에도 드물었다.


"고대 중국... 정확히 형초（荊楚） 지방의 검법이야. 실전된 줄 알았는데. 기록에만 남아있는 검을 눈으로 처음 보았어... 죽어도 여한이 없네만 먼저 이놈들을 저세상으로 고이 보내준 뒤에 죽어야지!"


서 위원장은 방백하듯 말했다. 그의 스타일이었다. 아마도 천향 할머니를 찾아온 듯 했지만 성한 주위에 있던 영기를 느끼고 도와주러 온 듯 했다.


"그럼... 서 위원장님은... 순천의 그 놈들을 아십니까?"

"뭐, 안다기 보다는, 조사를 좀 했지. 그러다가 그놈들이 걸려든거야. 하여간 이놈들을 다 쓰러뜨리고 얘기하자고!"


서 위원장이 벽을 딛고 공중에 뛰어올랐다. 한 손으로 검을 쥐고 한 손으로 기를 운용하며 화려한 움직임을 보였다. 영의 희끄무레한 형상을 여러차례 베자 타격을 받은 듯 공중 높이 올라갔다. 서 위원장도 인간인지라 중력의 법칙을 따라 밑으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역시 무술인은 달랐다. 허공을 강하게 딛고 몸을 돌려 공중으로 도망친 영을 베어버렸다. 그리고 약간 불안정하게 착지했다.


"광면격（廣免擊）!"


서 위원장이 검을 공중에 던지며 외쳤다. 영은 검을 피해 밑으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서 위원장의 권풍（拳風）이 작렬했다. 광면격... 영은 그것을 검법으로 안 모양이지만 실지로는 권법이었다.


영이 순식간에 흩어져버렸다. 제대로는 아니지만 승천했으리라. 성한은 이제서야 악수를 청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디... 좀 조용한 데로 가서 차나 한잔 하시겠습니까?"

"아니, 차는 무슨. 나중에 자네 기집하고나 가게. 역으로 가면서 얘기하세."


성한은 골목 밖에 주차된 서 위원장의 차로 갔다. 서 위원장이 툴툴거렸다.


"이런. 서울사람들은 도대체 어디다 주차하나? 주차장은 없고 길만 있어, 에잉."


서 위원장은 오십이 넘은 나이였다. 그럼에도 간직한 젊은이다움이 그 밑에 제자들이 몰리는 이유일 것이다. 무술 수련자가 극히 적은 이 시대에도... 아니, 수련자는 어느 때 보다 많아도 제대로 배우는 사람은 드문 시대 아닌가.


"그럼... 얘기해주시죠."

"아, 처음 시작부터 얘기하지. 내 밑에 있던 녀석 중에 하나가, 검술을 그만 두겠다는거야. 뭐, 한두놈 그런게 아니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보내줬지. 그런데 그놈 자식이 대구 조직 폭력배에서 일을 하고 있더라고. 나한테 배운 검술로 그...그 둔탁한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있더구만. 나는 예리한 검으로 활인검을 익히라고 했더만, 살인 쇠파이프를 쓰고 있어서 반 죽여놨지. 그러던 중에 말야, 그 조폭 녀석들이 관련되 있는 어떤 단체를 알아냈지."

"뭐죠?"

"종교단체였어. 사이비 종교단체."

"어떤..."


서 위원장이 한숨을 픽 쉬며 대답했다.


"기독교 일파에서 갈라져나온, 아니 애초부터 빌어먹을 가짜 목사가 나서서 만든 건데, 매일 새벽마다 모여서 기도한답시고 소리 질러대싸서 내가 진검 뽑아들고 가서 소리 질러댔더니 내 체육관에 찾아와서 사과하랍시고 소리를 질러대고 등치 커다란 놈들 몇명 오데. 그래서 가볍게 주물러 줬더니..."

"보통 사람을 때렸다고요?"

"등치가 산만했다니까. 그냥, 좀 주물러줬어."


성한은 어안이 벙벙했다. 서 위원장한테 잘못 맞았다가는, 아니, 잘 맞았다가는, 그것도 아니고 어찌 됬는 맞으면 자기는 고사하고 운동 좀 한 태호나 검술을 익힌 성환같은 사람도 나가 떨어질 것이다. 영능력으로 최대한 방어해도 소용없을 만한 역사（力士）였다. 보통 힘꾼이 아니었던 그가 무술까지 대한민국 최고봉으로 익혔으니 천하에 힘으로 당할 자가 없던 서 위원장이다. 그런 사람이 아무리 조폭이라도 두들겼다는 것은 생명의 위협을 의미했다.


"하여간 말야. 그놈들이 고소를 하고 난리가 났더군. 애초에 잘못한 건 지놈들이니 난 그냥 방면 조치 됬는데, 내가 너무 얼척이 없어서, 아. 어이가 없어서 말야. 조사를 좀 해봤어. 법에 저촉되는게 많은건 분명할테니까. 그런데... 그놈들이 여러곳과 연결되있다는 걸 알았지. 초자연적인 단체들과는 대부분 연관이 있었고 어떤 술사인지는 몰라도... 박령술（縛靈術）의 대가를 고용해서 강한 영들을 그 폐가에 가두어 두었지... 목적은... 더 큰 능력을 얻기 위해서. 그 방법은 잘 모르겠다만..."

"모든... 이야기가 풀린 것 같네요."


성한은 결의에 찬 눈으로 총을 움켜쥐었다. 서 위원장은 이야기를 계속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