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허술하게 하다간 잡힐 것이 분명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내 나름의 규칙을 세웠다.

무조건, 보영이네 집에서는 과외만, 보영이네 동네 밖에서만 연애를 하기로 했다.

내가 아는 한에서 설명을 하자면, 보영이네 아버지는 보영이네 동네에서 좀 거리가 있는 경찰서에서 일하셨다.

다행히 그 동네는 갈 일이 없었기 때문에 데이트할 때 고려할 필요는 없었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 보영이의 아버지는 꽤 높은 직급이셨던 것 같았다.

처음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계속 과외를 가다 보니 거실 한 켠에 훈장과 트로피 등이 꽤 많이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물론 어떤 이유로 받았는지 자세히 볼 기회는 없었지만, 그래도 책장 하나를 채울 정도였으니 꽤나 대단하신 분인 것 같았다.

보영이의 말에 의하면 TV에도 나오신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주요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새부터인가 나와 보영이는 내가 짠 계획에 따라 별 탈없이 잘 사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사이에도 과외를 갔을 때, 보영이의 아버지와 만날 기회가 생기긴 했다.

그러나, 항상 무언가 꺼림칙했던 나는 완벽을 기하기 위해, 보영이의 집에 가기 전엔 새 옷으로 갈아입고 가곤 했다.

혹시나 옷을 보시면서 무언가를 눈치챌까 무서웠던, 제 발 저린 도둑 마냥 했던 나름의 대처방법이었다.

하루는 추리닝으로 갈아입고 자전거를 타고 보영이네 집으로 갔는데, 보영이의 집에 들어가서 수업을 하던 도중, 오른쪽 바지 밑단 안쪽을 보니, 검은색 얼룩이 묻혀 있었다.

자전거 체인에 의해 묻혀진 것 같았다.

아마 그 얼룩 때문에 저번에도 보영이의 아버님이 자전거를 타고 온걸 눈치 채셨을 거라고 생각했다

조금만 생각을 해보면 다 당연한 것이었다.

이렇게 하나 하나 따져 보자니 점점 자신감이 생겼다.

‘우리가 걸릴 증거만 만들지 않는다면 걸릴 일은 없다.’

그러한 생각이 들자, 그 동안 가져왔던 불안감과 걱정들이 사라지고 점점 자신감 있게 연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보영이가 기말고사를 무사히 마쳤다...

보영이의 기말고사 전, 우리끼리 약속으로 했던 놀이공원 데이트를 위해, 우리는 같이 놀이 공원에 놀러 갔다.

하지만, 명색이 놀이공원을 놀러왔건만, 보영이가 무서운 거는 못 탄다고 하길래 어쩔 수 없이 덜 무서운 것 위주로 탈 수 밖에 없었다.

3~4시간 동안, 회전목마나 관람용 기구 같은 것들만 타다 보니, 보영이도 그러한 자신이 미안했는지, 나에게 이제 무서운 것도 타도 괜찮을 것 같다고 얘기해줬다.

순간 장난기가 돌았던 나는 그 놀이공원에 무서운 놀이기구가 무엇이 있나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그 놀이공원의 명물인, 자이로X롭을 타기로 했다.


...To be continued

비밀 연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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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연애[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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