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내가 대학교 2학년에 갓 올라갔을 시기였다.

그 당시에 내가 알고 지내던 형이 어학연수인지 유학인지 간다고 해외로 가야 해서, 그 형이 가르치고 있던 과외학생을 나한테 물려줬지

뭐 나야 그 당시에 돈 들어 올 곳도 없는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콜 했음.

물론 처음에는 고민도 했지만, 그 와중에 나의 마음을 이끌었던 것은 그 과외 학생이 ‘여고생’이었다는 것.

그 동안 여자애를 가르쳐본 적이 없던 나로서는 처음으로 여자애를 가르쳐 보는 거라 내심 설레었다.

하지만 딱 하나 걱정이었던 것은, 예전에 한 번, 꼴통이었던 남학생을 가르쳤다가 엄청 빡쳐서 내가 과외를 못하겠다고 하고 뛰쳐 나온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걔를 처음으로 만나기 일주일 전쯤에 형한테 과외 물려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은근슬쩍 물어봤다.

“형, 근데 걔 공부는 잘하는 편이에요?”

형의 대답은 간단했다.

- “잘하면 과외를 시키겠냐?”

“형, 저 예전에 머리 더럽게 나쁜 애 가르쳤다가 빡쳐서 때려 친 적 있어서 너무 못하면 조금 곤란할 거 같아요…”

그러자 형은 웃으며,

- “얌마, 걱정하덜덜마! 그래도 걔 꽤 귀여움ㅎㅎ”

‘귀…귀엽다고…’

갑자기 내가 가지고 있던 온갖 불안감들이 마치 입 안에 넣은 샤베트마냥 사르르 녹아 내렸다.

그랬다.

나도 결국은 한 마리의 수컷이었던 것이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형이랑 헤어진 뒤 차분히 다음날 과외 갈 준비를 했다.

과외 잡힌 날이 토요일 오후인데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일어난 나는 평소에 안 하던 샤워도 하고 겸허히 준비를 한 후, 과외 시간에 늦지 않게 집을 나갔다.

막상 걔네 집 근처에 가니 그 근방이 굉장한 부잣집 동네라고 느껴졌다.

태어나서부터 계속 아파트에서만 살아왔던 나로써는 마당이 있는 주택들이 즐비해 있던 그 동네는 그 동안 내가 상상해오던 부자들의 동네였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나올 때, 길을 잃어 늦지 않을까 걱정을 하며 30분 정도 일찍 출발했지만, 그건 나의 쓸데없는 기우였다.

막상 그 주소를 따라 가다 보니까, 눈에 띄는 주택이 한 채 보였다.


... To be continued




비밀 연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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