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서 미안해

중학교때부터 친했던 친구가 있었어. 근데 고등학교에선 다른반이 되면서 조금 서먹해졌지만 그래도 잘 지내고 있었어. 같은 반의 다른 친구도 한명 사귀었고 그래서 내가 그 친구를 소개시켜줬거든? 서로 좋아하는 거나 취미도 비슷해서 친하게 잘 지내는 듯 하더라고. 그런데 문제는 2학년이 되면서 생겼어. 중학교 친구를 1, 고등학교 친구를 2라고 할게. 1과 2가 같은 반이 되고 나는 다른 반이 되었어. 우리 반은 다른반이랑 조금 멀리 있어서 소문 같은거도 잘 모른단 말야.
그래도 1학기까지는 잘 지냈어. 근데 갑자기 나랑 따로다니려는 느낌이 드는거야.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었거든? 근데 갑자기 예전에 있었던 얘기를 꺼내면서 날 뭐라고 하는거야. 솔직히 고등학생이고 친구들이랑 얘기하다보면 병X이나 씨X같은건 자주 하잖아. 내가 1한테 병X이라고 했다고 그거 가지고 뭐라고 하는거야. 그런데 1이 나한테 "아X가리 찢어버린다 X년아" 라고 했던건 얘기 안하고 내가 병X이라고 한거만 얘기했는지 2가 자꾸 나한테만 뭐라하는거야. 솔직히 속상했지. 게다가 거기서 다란 친구 얘기도 꺼내면서 내가 한 적도 없는 얘기인 "니가 그딴식으로 얘기했냐? 씨X년아?"라고 했다는거야. 물론 난 저렇게 얘기한 적이 없어. "혹시 네가 얘기했어?, 의심하는 건 아니고 그냥 물어보는거야" 이렇게 말했는데 저렇게 생각하더라고. 그때 너무 서러웠어. 1과 2가 내 기억이 잘못되었다면서 '가해자는 원래 자기가 한 일 기억 못하잖아ㅋㅋ'라면서 얘기하는데 사람 한 명 가해자 만들기 정말 쉽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
여기서 내가 정말 나쁜 년인거 같고 서럽기도 해서 그냥 따로 다니자고 했어.
그런데 최근에 걔네 반에 갈 일이 생겼단말야. 그래서 맨 뒷자리에 앉아있었지. 걔네는 우리 분단 맨 앞자리에 있어서 상관 안쓰고 있었지. 근데 걔네가 갑자기 목소리가 작아지면서 다른 애한테 내 얘기를 하더라. 내가 길을 가면서 걔네한테 "개X새끼들ㅋ" 이렇게 말하고 지나갔다는거야. 물론 난 저렇게 얘기한 적이 없어. 그리고 축제날에 걔네랑 같이 다니던 애 이름을 불렀다고 친한척하는게 토나올거같았다는거야. 난 여기서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랐어. 그래야 한시라도 빨리 거기서 나갈테니까. 그리고 쳐다본 적도 없는데 자꾸 눈깔 야린다라던지 X친년이 자꾸 쳐다본다라던지 이런 말을 들으라는 듯이 얘기하는거야. 내가 그렇게 잘못했다고 생각해?
그냥 친구한테 병X이라고 했던게 그렇게 큰 잘못이야? 병X이라고 했을 때 기분 나빠보이지도 않았고 같이 욕하길래 상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큰 잘못인 마냥 계속 언급되고 다른 애들한테도 부풀려서 얘기하니까 이것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아. 내가 많이 내성적인 성격이라 친구를 조금만 만들거든. 그런데 이렇게 배신당할줄은 몰랐어. 속으로 수천번도 죽고싶고 죽여버리고싶고 사라지고싶었어.
근데 이렇게 글 쓰고 나니까 조금 괜찮아진거같아.
그냥 나도 다른 애들처럼 잘 지내고싶고 졸업하고 나서도 같이 연락할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었는데 너무 큰 욕심이었나봐.
혼자 밥 먹는거도 나쁘진 않더라. 근데 나도 친구들이랑 밥 먹으면서 얘기하고싶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