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멍청한 바보였다면
아마 비를 모아 말리부에 갔을 거야
목에 방앗 줄이 걸린 채로
방앗간에서 막 빻은 쌀알처럼
하얗고 보드랍게 망가진 채로
하얀 한 점 구름에 몸을 맡기고
한량의 노래를 부르다 눈을 감겠지
눈을 뜨니 도착한 곳은 말리부
동그라미 가득한 나의 꿈 다리가 후 달리면
발을 조금 뽀개 지팡이를 만들겠지
또각또각 소리는 바이올린 현 끊어지는 소리라
혼자만 있으면 재미없으니
살짝 발을 굴러 주면서
퉁 퉁 퉁 악단이 완성되겠지
내가 글러먹은 쓰레기였다면
요르단 강에서 발목만 붙잡은 채로
머나먼 여행을 떠날게
아무도 못 찾는 줄 알고 눈을 꼭 감은 채
케로베로스 목줄에 걸려 빙글빙글 돌고 돌다가
하데스의 방망이에 머리가 살짝 쿵 해서
동 동 동 개구리 밥이 되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