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날밤 한순간 반짝였다 사라진 그 별처럼 갑작스럽게 다가왔다가 사라졌던 너
왜 그땐 그렇게도 너의 행동 하나하나를 이해하지 못했을까...?






"야~ 이제 진짜 헤어지는 거야? 뭔가 허전하다..ㅋㅋ"

"헐ㅋㅋ 너까지 그렇게 말하니깐 우리들도 쳐지잖아! 자자 졸업이 별거야? 계속 연락하면 되지~"
"맞아 분위기 왜 이래에~ 얼른 놀러나 가자!"

"그래~! 가자!!"


오늘은 나의 졸업식이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총 12년...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학교'라는 장소가 드디어 끝이 나게 되었다. 그토록 부담스럽고 싫던 학교가 막상 끝날 때가 되니 뭐가 이리 허전한지.. 물론 돌아가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저 뭔가가 빠진 느낌일 뿐이다.

그저 시키는대로 따라가기만 했던 12년간의 ‘학생신분’이 한순간 사라지고 이제는 '내'가 모든걸 해야 하는 ‘성인’이기 때문인걸까?..
아니면 항상 비슷한 시간대에 등교를 하고 익숙한 아이들을 만나며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 지독한 수험생활을 견디게 해주던 친구들과 헤어져야 하기 때문인걸까..


이유야 어쨌건 학창시절은 나름 재미있었다. 그 당시에는 이게 뭐가 재밌고 유익하단건지 그저 어른들이 우리들을 속이려고 한 변명쯤으로 치부했지만 다시 돌이켜 보면 그때만큼 순수하고 밝았던 때도 없던 것 같다. 서로 장난치고 웃고 놀리고 그러다 가끔 상처도 받고... 그럼에도 금방 털 없이 화해하고
서로 내세울건 고작 '자존심'뿐이었기에 그토록 순수하고 밝음이 유지됬던건 아닐까..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의 학창시절은 이제 끝이 났다. 이 모든 추억들은 가슴 한켠에 맡겨두고 이제는 나도 성인으로써의 삶으로 나아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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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인것만 빼면 말이다



평소 학교에서 공부로는 꽤 이름을 날렸던 나였지만 하필 수능날 배가 요동치는 바람에 시험을 미끄러지고 말았다. 물론 크게 망친건 아니여서 서울 중상위권은 갈 수 있었지만 전부터 꿈꿔오던 대학진학을 위해 나는 원서를 아예 쓰지 않았다. 미친거지 그냥...







"아~ 이제 슬슬 집에 들어가 봐야겠다. 부모님이 졸업기념으로 한턱 쏘신댔거든~"
"나도 슬슬 가봐야겠다. 얘들아~ 앞으로도 잘 지내구! 나중에 또 보자~"

아이들이 한둘 떠나갔고 결국 나도 집으로 향했다. 뭔가 졸업식이고 이젠 학생이 아닌 성인인데도 재수생이라 그런지 마음 한켠이 쓰렸다. 친구들은 다들 호기심과 기대를 안고서 대학교에 가겠지.. 나는 재수학원으로 갈테고..ㅎㅎ






"다녀왔어요. 엄마.."

"벌써왔어? 그냥 맘 편히 놀아 학교1년 늦게 간다고 크게 잘못되는거 아니잖니~"

"괜찮아요. 엄마 다 놀았어요..ㅎ"

"그래? 그러면 뭐 먹고 싶은거 있니? 뭐든 말해 다 사줄게"

"그다지... 나중에 생각나면 말씀드릴게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일단 나는 방에 들어와 괜시리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몸을 침대에 걸쳤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교차할줄 알았지만 막상 침대에 눕자 그동안 있었던 잡생각들이 모두 사라졌다. 그저 피곤해.. 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렇게 나는 잠이 들었고 나도 모르는 새 시간은 조용히 나아가고 있었다.






'음? 8시네... 어제 그대로 잔건가?'


세상은 어제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기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어제처럼 그제처럼 아니 여느때와 같이 자신의 삶의 방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우리 부모님들도 예외는 아니였고 부모님들은 모두 자신의 삶의 방식을 유지하러 가셨다. 그저 나만 달라져 지금 이 시간에 여기있을 뿐이다. ‘아니, 난 한달이 지나도 여기있어도 이상할건 없겠지. 친구들은 모두 대학교에 있겠지만..’



'...언제까지 기죽어있을래? 이제 힘낼때도 됬잖아!'



문득 이러한 생각이 스친 나는 그 길로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당장이라도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수능보기 바로 전날 당연히 수능을 잘 볼 것이라 생각한 나는 문제집을 모두 태워버렸기에 현재 내 수중에는 공부를 할 교재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우선 엄마가 챙겨주신 아침상을 간단히 챙겨먹은 뒤 나는 곧장 서점으로 향했다. 꽤 이른 시간이었기에 방금 매장을 연듯했고 안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나는 나에게 필요한 국어, 영어, 수학, 사탐문제집을 답지와 내용모두 꼼꼼히 살펴본 뒤 계산을 하러 향했다.







책을 조금 오랫동안 고르다 보니 어느새 사람들도 하나 둘씩 오기 시작했다. 잠깐 동안 앞사람을 기다린 뒤 계산을 마치고 서점에 나왔다.



“흠.. 오늘 뭐 뭐샀지?”



간단하게 서점 앞 벤치에 앉아 책 목록과 영수증을 비교하려 봉투를 펼친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엔 내가 산 책 외의 내가 사지 않은 필기구들과 영수증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때 뒤에서 누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