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XKvmW

난 평소에 미신을 믿지 않는다.

종교 또한 믿지 않는다.

그런데 그녀를 만나러 가던 그날은 무엇에 든지 기대고 싶었다.

그래서 운세를 봤다.

남쪽에서 반가운 손님을 찾을 수 있을거라 했다.

행운의 색으로 초록색이 적혀있었고,

진심으로 다가간다면 통할 수 있을거라고 했다.

그래서 일부러 만나는 장소를 우리집에서 남쪽을 택했고,

초록색 옷도 입고 나갔다.

그리고 정말 한치의 거짓도 없는 진심을 담았다.

......


그러나 비참하게도 결과는 난 혼자였고,

궁색맞게 집에서 남자새끼가 질질짜고 누워서 잠이 들어버렸다.

허무하고 허무했다.

울면서 잠이 들었지만, 슬프지는 않았다.

이제... 막연히 돌아올거란 미련도 없다.

......

핸드폰을 쳐다봤다.

어디서 본듯한 이름이다.

"오빠 자?"

'희정...희정.....희정이가 누구더라....'

잠시 생각을하던난 얼마전에 편의점에서 남자친구 문제로 상담해줬던 동생임을 알아차렸다.

답장을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기분은 영 아니었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내 슬픔을 누군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아니 안자..."

답장을 보냈다.

곧 다시 답변이 왔다.

"잉? 안자? 이시간까지?"

"사실 자다깼어..."

"아아 그럼 기왕 깬거 놀다자면안될까? 잠이안온다."

"그래 뭐..."

그렇게 시작된 금방 끝이날줄 알았던 카톡은

전화로 이어지고

서로 헤어진 남자친구 여자친구의 얘기를 하며

두시간 넘는 통화 끝에 동이 터서야 전화를 끊었다.

......

전화를 끊고 밝아오는 새벽녘에 배란다에 메달려 담배를 하나 물었다.

'내가 뭘 한거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친한친구들한테도 여자친구와 다툰얘기로 상담은 잘 안하는 내가

10개월도 넘게 얼굴도 못본 단지 알바를 같이했던 동생에게

모든걸 털어놓고 있었다.

'괜한 소릴 했나....'

'내가 정말 외로웠나보다...'

그렇게 결론을 맺었다.

그렇게 이별의 첫날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났다.

시험공부때문에 도서관을 다니며, 바쁘게 살려고했다.

.......

그러던 어느날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나 죽었는지 확인 해봤다고 했다.

친구를 만나 소주한잔을 했다.

그간 도서관에만 처박혀 있다가 시끌시끌한곳에 나오니 기분도 풀어지고

술맛도 좋았다.

그래서 얼마를 먹었는지 모를만큼 많이 먹었다.

친구는 헤어진 여자친구 얘길 묻지 않았다.

그저 내술잔에 술을 따라주며 애써 재밌는 얘기를 하려고 했다.

희정이도 이 친구놈도 고마웠다. 그래서 나도 아픈 내색을 안하려했다.

술집을 나와 친구와 헤어진후 술에 취한발을 질질끌며 집으로 걸어오는 길이었다.

문뜩 희정이가 생각났다.

술김이겠다 지체없이 전화를 걸었다.

술은 가끔 쓸때없는 용기를 가져다준다...

"여보세요?"

"나야 하아~~~~~~~"

"오빠? 무슨일있어?"

"일은 무슨 그냥 친구랑 술한잔 했어~"

"으이구 얼릉 집에 들어가"

"응 안그래두 가구있다."

"술 끊었다더니 잘만먹네?"

"그러게나 말이다. 못끊겠다. 이거"

"......"

"희정아?"

"응?"

"뭐해?"

"자려구 누워있었어"

"노래해줄까?"

"응?"

"노래말이야 노래 나 연습하던 노래있어"

"갑자기 왠 노래를..."

"자 시작한다.!!"

당황한것 같았지만, 난 막무가내로 목청을 높였다.

생각도 못했던말~ 내게 니 모습은~♬ 항상 웃는 얼굴 변함없는~♪

저 햇살같이 나를 따뜻하게 비춰주는~♩♪ 그런 존재였는데~

날 떠나야 한다고 이해해 달라고~♬

갑자기 뭐라고 말을해~♪

너무~ 슬퍼서~ 눈물이 안났어~♪ 그냥 그 자리에 서서 알겠다고 했어~♬

시간이 멈추고 심장도 멈췄어 모든게 내겐 꿈만같은 일이라서~♬

......

.........

............


"오빠...?"

"응..."

"나 ...전화로 누가 노래불러주는거 정말 오랜만이야 고마워 근데 내용은 쫌 그렇다...ㅋㅋ"

"쫌;; 그런가...?"

"아냐 그래도 듣기 좋았어 나 잘래 잠 잘올거 같아."

"그래 잘자"

"응 오빠두 얼른 들어가 쉬어!"

......뚝

'난 또 뭘한거지....하아......'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비틀비틀대며 도착한 내방 침대를 보자마자 의식이 사라졌다.

헤어진 그녀에게 불러줄 노래가 다른 주인에게 갔던 날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