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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무슨옷을 입고가야 열매에게 잘 보일지, 40여분 동안 옷 갈아입기를 반복하다



결국 지친나머지 청바지에 티셔츠 하나 입고 나오니..



요즘 젋은것들은 왜이렇게 옷을 화려하게들 처입고있는지



그 모습에 크게 위축되어 어깨를 축 늘어트린채 티켓창고 앞에 앉아있었다.



좀 늦은듯 했지만 다행히도 아직 열매는 도착하지 않은 모양인지 보이지 않았고,



이에 난 휴대폰을 집어들어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열심히 문자를 작성하고 있었는데..



저 멀리서 한곳에서 알 수 없는 서늘한 기운이 몰려들었다.



' 대체 뭐지?! '



평소 내 '직감' 을 맹신하는 스타일이기에 기운이 느껴지는 곳을 살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절대로 보기싫은, 더군다나 오늘같은 날엔 정말 보기싫은..



임인설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있었다.



' 젠장!! '



이게 대체 어쩐일이란 말인가?



나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큼지막한 에어컨 뒤로 몸을숙여



인설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는데, 아뿔싸...



때마침 도착한 다른 엘리베이터에서 열매가 내리고 있었다.



제길.. 제길.. 제길...



마치 첩보작전이라도 벌이는 듯한 이상한 행동으로 인해 몇몇 사람들이



웃긴 개그맨이라도 보는양 웃음을 터트려댔지만 ,



인설이에게 들키지 않겠다는 일념하에 난 의자를 넘고, 영화 홍보 포스터들 뒤로 숨어서



열매에게로 다가가서는 재빨리 입을 막고 비상계단으로 끌고（?） 갔다.



열매가 나타나자 마자 남성들의 뜨거운 시선들이 집중되고 있었기에



- 어어?! 저거뭐꼬?

- 납치인가?



하는 등등의 소란이 있긴 했지만, 다행히 인설의 눈은 피할 수 있었던것 같아



문을 서둘러 닫고는 열매의 입을 막고있는 손을 풀어준 뒤 다급히 외쳤다.





" 열매야! 인설도 여기 있다! "





하지만 열매에게서는 내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말들이 흘러나왔다.





" 아, 깜짝 놀랬잖아. 인설이가 왜? 내가 불렀어. "





뭐 이씨? 데이트.. 아.. 아니였나?



아, 대체... 인설이는 왜 부른거여?



열매의 말에 황당함을 감출 수 없던 난 뜬금없이 열리는 비상문 에



사람이 지나갈 수 있도록 살짝 옆으로 비켜났는데 ...



그곳에서는 나온것은 ... 당장에라도 나를 잡아먹을 듯한.. 험악한 표정의 인설이였다.



























표를 예매하고 , 상영관 청소를 하는동안 그 앞 쇼파에서 앉아 있는데



마치 가시방석을 깔고 앉은마냥 불편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내가 했던 말들은 못들은것 마냥, 열매와 웃으며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에..



대체 이게 누굴위한 데이트인가!! 냅다 소리를 질러 버리고 싶지만..



그래봐야, 인설이 한테 처맞기 밖에 안할테니.. 금세 그런 상상들은 다시금 뇌속으로 집어넣은 후



조용히 팝콘만 씹고있었는데, 뜬금없이 되지도 않는 주제로 둘간에 설전이 오가기 시작했다.



그 주제라는건 .. 정말 어이없게도, 세자리 중 누가 가운데에 앉을 것이냐.. 였는데,



열매는 자신이 가운데에 앉을거라고 이야기 하고 있었고,



인설은 그럼 자기 혼자온것 같이 보인다며 그냥 나를 가운데 앉히자고 하고 있었다.



여자들은 왜.. 저딴걸로 처 지 랄들인지.. 아무 편도 들지않고 그저 나초만 처먹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덧 시간은 흘러 청소가 끝마쳤는지, 아르바이트 생의



' 7관 지금부터 입장 가능하십니다~ '



라는 말이 크게 울려퍼졌고, 인설이와 열매는 가방과 콜라를 챙겨들고선 줄을 섰는데



열매의 어깨가 축 늘어진걸 보아하니.. 아무래도 내가 가운데에 앉기로 합의를 본 모양이였다.



그렇게 입장을 한 우리들은 나란히 의자에 앉아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문득.. 이런 적이 옛날에도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고등학교 이후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기억이 없기에,



난 그냥 단순한 데자뷰 현상인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머리속에서 지워진 줄만 알았던 옛 기억이 슬며시 떠올랐다.













10년전.



인설이와 사귈 당시, 나는 거의 대부분의 데이트를 각종 '방' 들에서 보냈다.



DVD방 , 노래방 , 멀티방 , PC방 같은곳 말이다.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게 영화를 볼 수 DVD 방이였지만,



아무래도 그 때 당시에는 DVD방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았던데다가,.. 인설이의 강제키스로 인해 사귀게 되었던지라..



그녀가 나에게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



그 대신에 자주 찾았던 곳이 '영화관' 이였는데,



그곳 역시도 어두운 곳이여서 난 가장 친했던 은우를 자주 대동했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늘 조용하던 은우는 앉는 '자리' 로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가운데에 앉겠다며 인설과 투닥거리기 일쑤였는데,



그것이 녀석도 인설이를 좋아하기 때문이였다는 걸 깨닫게



됐을 때는 모든걸 잃고 상처를 입은 후 였다.















갑자기 떠올라버린 옛 기억에 살며시.. 우울해지려 하고 있는 찰나



영화가 시작 하려는지, 상영관을 밝게 비추고 있던 조명들이 꺼지고 어두워지자



왼쪽편에 앉은 열매가 콜라를 잡고 있는 내손위로 자신의 손을 얹었다.



그 따스한 감촉에 난 손바닥을 돌려 깍지를 끼웠고 , 금세 기분이 좋아졌지만



갑자기 오른쪽 팔걸이에 올려둔 손위로도 또 다른 손이 겹쳐졌다.



무척이나 부드럽지만 냉장고에 넣었다가 막 꺼낸듯 차가운 손.



점심시간때 축구만 하고 돌아오면 덥다고, 강제로 얼굴로 가져와선 비벼대던..



한때는 내것이였지만, 결국 놓을 수 밖에 없었던 그 손.



그 감촉에 난 일순간 심장이 멎는듯한 기분에 휩쌓였다.










































































웃긴 장면이 나올 때 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상영관 안이 가득메워졌지만,



난 단한번도 웃을 수가 없었다.













































아.. 팝콘이 먹고 싶은데... 씨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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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게 짧죠?
길어서 못읽겠다는 분이 계셔서..
（농담이고요.. 그냥 분량조절실패..）
이 글은.. 무작정 웃길려고만 쓰는 글이 아니고
조금은 심각해질 수도 있는 내용을 담고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삼각관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