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쩝...



ㅡ 터벅터벅..



인설이와 사귀었었을 때 이야기를 해달란 열매의 말에 정색을 하며 거절을 해놨더니,



냅다 토라져서는 집에 가겠다며 노래방을 나가버렸다.



그런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미친암컷 세마리는



그녀를 말릴 생각도 없는지 노래를 예약하기 바빳고,



난 어쩔 수 없이 열매를 데려오겠다며 뛰쳐나와 그 뒤를 쫓고있는데...



아까 눈을 한번 마주친 뒤론 아는체도 않은채 계속해서 시내를 걷고만 있었다.



오늘 늦게 까지 잔업을 한터라. 안그래도 피곤한데...



몸이 힘들어 죽을듯해 이곳저곳 주무르고 있는 찰나..



충분히 벌어질거라 생각했던 일들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이제 마음도 힘들어질 시간이 온것이었다.




" 저기요? "


" 네? "


" 아까부터 쭉 보고 있었는데.. 정말 이쁘시네요..
제가 원래 모르는 사람한테 이렇게 갑작스럽게 말거는 스타일이 아닌데.. 음..
특별한 약속 같은거 없으시면 잠시 이야기좀 하실래요? 차도 저기 있는데. "




뜬금없이 열매에게 다가가 헌팅을 시도하는 빌어먹을.. 놈이



가르키는 곳엔 어제 뽑은듯 반짝반짝 빛나는 아우디 A6 한대가 서있었다.



더욱더 환장할 노릇인것은 아까전 부터 음식 주변을 배회하는 파리떼 마냥,



열매 주변에 포진해 있는 수컷 새끼들이 한숨을 쉬어 댄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누구든지 들이댈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 모습에 열매에게 먼저 말을건 기생오래비 새끼는 이미 승리자의 미소를 얼굴에 띄우고 있었다.



젠장.



정장바지에 소매를 걷은 셔츠하나 입은 녀석의 패션은 거지새끼 같았다. 결혼식 갔다왔나?



돈이 많다고 자랑하려는듯 더럽게도 큰 시계는.. 한눈에 봐도 값이 꽤 나갈듯 보였다. 안무겁나?



떡벌어진 어깨에 멀대같이 큰키.



기생오래비 같이 생긴 얼굴에 왁스로 떡칠을 한 짧은 머리는 누가 봐도,



나는 개 재수없는 밥맛이오~ 하고 있었지만



열매는 뭐가 그리좋은지 얼굴 가득 밝은 미소를 띄운채 놈의 얼굴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하아.. 둘이 같이 저렇게 서있으니..



마치 연예인커플 같은 포스에 아우라 까지 나오는 듯해 속이 터져죽을 지경에 이른 난



저 기생오래비를 어떻게 쫓아내나 고심하고 있는데 , 그때



뜬금없이 뒤돌아선 열매가 나를 가르키며 입을 열었다.




" 죄송한데.. 저기 쟤가 제 남자친구에요. 가까스로 용기 내셨는데 정말 미안해요. 헤헤.. "




컥! 켁??



열매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대거 나에게 이동하더니



술집들에서 흘러나오는 씨끄러운 음악소리에도 불구하고



내귀에 다 들리만큼 큰 한숨. 한탄. 비난의 소리들을 터트렸다.




" 방금 저 여자가 머슴이라고 그랬지? "

" 아니? 아빠라고 한것 같았는데.. "

" 와.. 미친 저새끼한테 빚이 있나? 내가 갚아준다고 할까? "




미친놈들... 열매의 입에선



머슴의 머,



아빠의 아, 자 하나 나오질 않았건만 빌어먹을 새끼들.. 말을 지어내고 지랄들이야...



하지만 그런소리들 에도 아랑곳 않던 열매는 기생오래비에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까딱 거리더니 냅다 나에게로 달려와 내 팔에 팔짱을 껴버렸다.



그러자 똥이라도 씹은듯.



기생오라비와 이 상황을 바라보고 있던 수컷들의 표정은 순식간에 패배자의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 가자! 석현아 "

" 어?.. 어... "




하지만 나도 승리자의 느낌을 채 느껴보기도 전에 기분이 팍 상해버리고 말았다.



내 옆에 꼭 달라붙은 열매가 어느 정도 걷다



주변에 사람들이 줄어들자



나를 쳐다보며 나 말곤 아무도 들리지 않게 소근대듯 한 말이 나의 심기를 건들였기 때문이었다.




" 내가 궁금한건 말해줘야 되요? 말 하지 않아야 되요? "




허참.



내가 아무리 시궁창이고 자신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같다지만 이런 방식은 옳지 않았다.



더군다나 우리는 만난지 4시간도 지나지 않았고, 내가 먼저 좋다고 전화번호를 딴 건



열매가 아닌가?



이럴 때 지고 들어갔다가는 만나는 내내... 아까 수컷자식들이 한말처럼 ' 머슴 '



이 되어버린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강타했다.



윤석현!! 은 절대로 쉬운 남자가 아니란 것을 이 기회를 통해 알려줘야만 했다.



나는 열매의 눈을 바라보며 시선을 정확히 맞춘 후 확고한 말투로 말했다.




" 네.. 말해줘야 되요. "




어? 아닌데... 열매의 눈.. 눈빛에서..



이상한 마...마법이.. 마법산가...?



내가 왜 이 딴 대답을 한거지? 제길...



나는 연이은 열매의 질문에 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 나 한테 아까처럼 정색하면 되요? 안되요? "




지금... 어린이를 다루는 듯한 저 말투는 뭐란 말인가? 이게 나를 빙다리 핫바지로 보나?



난 서둘러 이마의 땀을 훔친뒤 흐트러져가는 정신들을 붙잡고선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정신을 놓으면... 여기서 지면 안된다... 안된다.. 안된다.. 안되.. 안.. ㅇ ㅏ






" 안되요. "





크흑.



어흐흐흑....



생각과, 입에서 나오는 말이 틀려



내가 이정도 밖에 안되는 놈이 였는지 자괴감에 빠져 있는데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대답에



계속 걷고 있는 내 앞길을 막은 후 눈을 바라보며 두손을 마주잡고선,



가지런한 하얀 치아가 다 보일만큼 밝게 웃으며 말했다.




" 오늘은 석현이가 잘못한거 맞네? 그럼 네가 나 집까지 데려다줘. 헤헤헤.. "




..



으 이런 젠장...



어쩔수가 없었다. 나의 모든 마음들이 한순간에 문을열고 열매를 향해 손짓하기 시작했다.



후.. 저 얼굴을 보고 있자니



내가 겁나게 잘못을 했구나.. 싶었다.



지금 당장 징역을 때린다 해도 할말이 없다.



난..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인 후 인설이 에게 전화를 해준 후



열매의 부드러운 손을 잡고선 그녀가 가르키는 방향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쩔 수가.. 없었다.. 크흐흑..






































- （@）




" 근데... 여기는 우리집 인데? 뭐야? "




열매의 발걸음이 멈춘곳은, 내가 고등학생 이후 쭉 살고있는 오피스텔 이였다.



설마? 우리집을 너의 집 마냥 사용하겠다는 뜻이냐? , 그런거냐?



우.. 우리.. 오늘 처음 만났는데? 4시간 30분 됐는데?



나는 당황함에 열매를 쳐다보았고,



그녀는 어이없다는 듯 피식~ 하더니 실소를 금치 못하며 입을 열었다.




" 푸흡.. 이게 너만 사는 건물이야? 으히히.. 나도 여기 살아! 603호! "




크흐.. 아무래도 아까전 일로 내 정신이 어디로 가출을 해버렸나보다,



민망함에 난 뒷머리를 긁적거리다 건물안으로 들어서는 열매와 함께 걸었고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참, 만난지 이제 4시간 30여분이 흘러가는데.. 그녀도 여기 사는줄 내가 어찌알았겠는가...



후... 첫만남 부터 참 많이 꼬인다 싶었는데 어느 세 도착했는지..



' 띵동~ 6층입니다 ' 하는 엘리베이터 안내음과 함께 문이 스르르 열렸다.



이제 여태껏 잡고 있던 따뜻한 열매의 손을 놓아야 할 시간 인 것이였다.



하지만 아쉬워 하는건 다행이도（?） 나뿐만이 아닌듯, 내려서 잘가라고 손을 흔들던 열매가



뜬금없이 버튼을 다시 눌러 반쯤 닫힌 문을 다시 열더니 살짝 미소 지으며 나에게 물었다.




" 혹시.. 우리 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 "















응? 라면?
















" 아니.. 나 라면 싫어해. 라면 안먹어. "




어?! 씨..



내가 방금 무슨 말을 한거지?



내 대답에 열매는 표정을



확! 구기더니 아무런 말도 없이



휙! 하고 돌아서선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아 ... 씨 발.. 내가 대체 왜.....



아.. 라면을 싫어하는걸 어떡하냐고! 아 그리고 이 야밤에 무슨 라면이야... 아 이런.. 젠장..



커피를.. 마실거냐고 물어보든가..... 아..



이윽고 순식간에 도착한 8층이지만, 난 쉽사리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여러모로 참.. 좋기도 하고.. 뭣같기도 한.. 유난히도 길던 하루가 이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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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길죠?
헤헤.. 쓰고싶은 내용들이 많았어요
늦어서 죄송해요 ㅎ
열심히 쓸게요!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