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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전 2003년 9월







태풍 매미로 인해 도로가 침수되고, 학교도 휴교령을 내린 가운데..



당시 고등학교 1학년 이였던 나는 열심히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지 아니하고..





" 캬하하하하하하!! 아싸 내가 왕이다!! 3번이랑 7번 뽀뽀해 !! 뽀뽀해라 뽀뽀!! "



" 내가 3번인데? 으악!! 7번 정훈이 니가? 아이 씨부랄.. "



" 악!! 남자끼리 걸렸어!! 으하하하 드러워 !!! 입술 부딪혀야 된다! 부딪혀라!! "





도로가 침수되었단 이유로 버스가 통행을 하지 않자,



같이 놀던 친구들과 함께 내가 살던 오피스텔에서...



겁나게 음주가무를 즐기며 왕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 때 있었던 아이들론,



당시 남자 못지 않게 더럽게 놀기로.. 유명했던 세명의 여자아이들 ' 옥수동 미친 암컷들 ' 과



거친 성격과 육중한 덩치 탓에, 별로 친하지는 않았던 ' 진수 ' 라는 녀석.



그놈의 친구 ' 박철주 ' 와. 그 애인 ' 김희정 '



또 당시에 내가 가장 마음에 품고 있던 ' 김혜아 " 라는 여자아이와



그녀의 처음보는 친구 ' 오현주 '



나랑 가장 친했던 친구. ' 신은우 ' 와 ' 김정훈 ' 총 11명이 있었다.



어찌됐던 우리는 그렇게 겁나게 음주가무를 즐기며 태풍 매미 만큼이나 격렬한 밤을 지새우고 있었는데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 정도 아이들이 취하자,



나는 당시 둘도없는 절친이엿던 은우와 정훈이에게 눈치를 주기 시작했다.





사실상 이 자리는 '술' 을 통해서 혜아와 친해지기 위한 나의 계략으로 인해 만들어졌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몇몇의 떨거지들이 이곳에 더 왔기에 쉽사리 기회가 생기지 않았고,



결국 두어시간 동안 하염없이 술만 처먹다, 진수의 패거리가 다른 녀석들을 만난다며 자리에서 빠졌고,



그제서야 기회가 생기게 된 것이였다.





" 아~ 나 이제 자야겠다~ 은우랑 나 침대에 가서 잔다~? "





내가 눈치를 주자 정훈이가 은우를 데리고 침대로 가선 벌러덩~ 드러누워 버렸고,



평소 정훈이와 은우에게 관심이 있던 옥수동 미친암컷 중 두명도 침대에서 안자면



허리가 겁나게 아프다며, 냅다 올라가선 녀석들과 부대끼며 누워버렸다.



이에 끝가지 술판에 앉아있는 건, 혜아와 그녀의 친구 오현주.



그리고 미친암컷의.... 중에서도.. 가장 미쳤다는 평（?）을 받고 있는



' 임인설 ' 이었는데..



난 어떻게든 혜아와 둘만의 이야기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인설이에게 술을 퍼먹이고 있었다.





" 하하하하! 야 너 진짜 잘마신다. 남자들 못지 않아. 대단해!! "





으흐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라고 했다.



거듭된 나의 칭찬에 인설이는 마치, 물마시 듯 아무렇지 않게 소주를 연거푸 마셔댔고



이에 한두잔씩 받아먹던 오현주도 자리에서 빠져 침대밑에 들어누워 자버리자..



살아남은 사람은 총 3명이 되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정말 '장비' 의 환생이라도 되는냥



절대로 취하지 않는 인설이 때문에, 싸늘한 날씨에 밖에서 몰아치는 태풍에도 불구하고



나는 서서히 올라오는 취기와 계획을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에 식은땀을 흘려대기 시작했다.





" 니 어디 아프나? 문디. 땀이 왜케나노? "





후.. 정말 힘들어 죽을것만 같은데,



저년은 눈치도 없는지.. 계속해서 자리를 고수하고 있었고,



급기야 걱정스러운 투로 내 이마의 땀을 닦아주려 하자...



가만히 앉아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잘 나누고 있던 혜아가 '아차!' 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슬그머니, 졸리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현주의 옆으로가선 드러누워 버렸다.



... 대체 그 아차 하는 표정은 무어냔 말인가?



제길.. 예상치 않은 변수에 나는 급격한 기분저하를 느끼고선 술자리에 흥미가 없어져 버렸는데,



혜아가 이불을 머리까지 덮어 등을 돌려버리자..



그 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인설이 갑자기



한손으론 내 뒷통수를 한손으로 볼에 올리고선 난데없이 입술 부딪혀왔다.




- 쭙.. 쭈웁!



' 읍!! 읍읍읍!! '




아.. 안되.. 이런 .. 씨바...



예상과는 너무 다른 전개에 겁나게 놀란 나는 서둘러 눈알을 굴려, 이불을 덮어버렸던 혜아쪽을



바라보았는데,





얼씨구...



혜아의 눈물맺힌 커다란 두 눈동자와 마주치고 말았고,



아.. 아닌데.. 이건 아닌데..



서둘러 인설이를 뿌리치려 애썼지만, 그녀의 힘은 은근히 강력했고,



나의 입술을 사정없이 파고드는 그녀의 혓바닥에 난 그만...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내 첫키스는 그렇게,



아련한 첫사랑을 잃으며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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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9년만에 똑같은 일이 또 벌어지려 하고있었다.



이미 자리를 두번이나 옮겨, 노래도 할 수 있는 큼지막한 룸으로 왔지만



나이가 들어 더욱더 주량이 강해졌는지, 여전히 술을 물마시듯 퍼넘기는 인설과



이에 못이겨 이미 쓰러져버린 열매의 모습에 난 골치가 아파왔다.



하지만 또 그럴수는 없는 노릇.. 하기사



이제는 대가리가 다 커버렸고, 인설이는 남자친구도 있으니 또 다시 그런일이



반복되지는 않을거란 확신이 있었지만,



이 3명의 암컷들은.. 일반인의 생각으론 해석할 수 없는 야생적인 본능을 지닌 동물들이였기에



열매가 쿠션을 안은채로 깊은 잠에 빠졌다는 걸 확인한 후 난 서둘러 입을 열었다.





" 야 그때 내가 너 얼마나 원망했는줄 아냐? 내가 혜아 겁나 좋아했던거 알고 있었으면서 "



" 알지, 알아서 뺏을려고 한거지~ "





허허.. 이런 적반하장. 옛일이 떠올라 화가나 죽겠는데



인설의 겁나게 개념없는 발언에 나는 슬그머니 약이 오르기 시작하고 있었다.





" 와 내가.. 그때 내가 은우랑 정훈이 꼬셔가지고 일부러 빨리 자달라고 했던건데 "



" 그것도 알어. "





응?





" 니가 그걸 어떻게 알어? "





난 당황했다. 은우와 정훈이에게만 말했던 작전을 어떻게 알고 있단 말인가?



술에 취한건가 싶었지만 게름측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는 인설과,



킥킥 거리며 우리의 투닥거림을 유심히 관전하고 있는 두 암컷들 때문에



난 등뒤가 땀으로 촉촉히 젖어옴을 느꼈다.





" 내가 니랑 둘만 있을라고, 이 아들도 거기 끼여서 자라고 시켰던 거였다 니 아직도 몰랐나?
정훈이랑 은우가 진짜로 말 안해줬는갑네? 걔들은 나랑 너랑 엮어줄려고 그런거였는데? "





씨발.


씨발.


씨발.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인설의 말에 난 뒷통수를 한대 맞은거 마냥 멍해졌고,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들어 정훈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 오호?!.. "





언제부터 일어나 있었던 걸까?



뜬금없이 일어나 있는 열매가 턱을 손에 괸채 나와 인설이를 번갈아보며 쳐다보기 시작했다.



마치...



안자고 있었던 사람 처럼.. 멀쩡한 모습으로 말이다.



혹시 다 들은것은 아닐까?



가슴이 미친듯이 쿵쾅대며 뛰어대기 시작했지만,



그녀가 너무 이뻐서인지..... 무엇이 캥겨서 그런건지는 모를 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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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짧죠?
아직 3편이라서 그래요...
재미있게 써볼게요..
재미없어도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