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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늦게 까지 일하느라 너무 피곤해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거실에 드러 누웠고,



십여분간 자다 내 땀냄새에 놀라 다시 깨버린 나는..



집앞 골목길에서 겪었던 일들이 꿈이였는지 현실이였는지



기억이 뚝 - 뚝 - 끊겼다.



술을 먹은것도 아니었고, 누군가에게 뒤통수를 맞은것도 아니었다.



사람이 상상도 하지 않았던 일을 겪게 되면 충격이 온다지만,



솔직히 그런 일이 아~ 주~~~~ 없었던 일은 아니였기에



나는 씻기 위해 욕실을 들어가선 맨몸으로 거울앞에 서서 나 자신을 천천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뭐,



솔직히..



매력 있었다.





어느 사람이 자신의 얼굴을 보며 '더럽게 못생겼네..' 생각을 하겠느냐만은..



눈, 코, 입, 어느것 하나 빠짐 없이 제자리에 잘 자리잡고 있었고



또한 어렸을때 부터 가정교육을 잘 받았던 터라.. 양치질도 매일 잘해줬던 덕에



새하얀 치아들도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가지런히 제자리에 놓여있었다.



더군다나 각종 노가다로 단련된 잔근육과 팔의 핏줄들,



그리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나의 또 다른 브릿지..



' 엄청난 놈!! ' 까지.



솔직히 어디 나가서 꿀린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는 내 소중한 녀석들이였다.



하지만..



하지만..



이런 면상으로, 이런 더러운（?） 몸뚱아리로



아까전 만났던 그녀와 함께... 길거리를 걷고 있노라 생각하면..



벌써부터 주변 사람들의 ' 와.. 남자새끼가 돈이 겁나게 많은갑네.. ' 라는 수근거림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렇다.



아무리.. 내가 여태껏 달고 살아왔고,



살아온 세월 만큼이나.. 달고 살아야 할.. '면상' 이고, '몸뚱아리' 이지만,



어젯밤 그녀와는 절대로 어울리지 않는 다는 것이였다. 양심적으로 말이다.



이에 나는 그녀에게 연락이 온다 한들



' 절, 대, 로 ' 답변을 하지 않을거라 굳게 다짐한 뒤 샤워기를 틀어



몸을 씻기 시작했는데, 그 때 뜬금없이 벗어놓은 바지 안에서 휴대폰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 아이씨.. "





술먹으러 가자는 놈이겠거니, 귀찮음에 받지 않을까도 했지만..



혹시나 몰라 들어올린 휴대폰에는 처음보는 전화번호가 찍혀져 있었다.



분명, 전화가 온다 한들.. 받지 않겠다고 다짐한게 약 1분 40초여 전이였지만..



혹시나 그녀가 아닐까 싶어 나는 서둘러 통화버튼을 누른 후



자칫 미끄러트려 떨어트릴까 양손으로 곱게 휴대폰을 받쳐 귓가에 가져다 대고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 여.. 여보세요? "





" 안녕하세요. 저 열매에요. 석현씨 전화번호 맞죠?! "





끄윽. 기대했던 대로 그녀였다.



무슨 여자가 전화번호를 따간지 한시간도 안되서 전화를 한단 말인가?



약간은 꺼림칙한 기분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일단은 반가운 마음이 먼저였기에 난 서둘러 기쁜 마음으로 대답했다.





" 음음.. 네 맞아요! 하하하 "




음.



약간 바보 같았나? 헤헤헤헤..




" 아 석현씨. 다른게 아니고 지금 저 친구들이랑 술 마시고 있는데..
제 친구들 한테 석현씨 소개시켜 드리고 싶어서요. 같이 술도 마시고 싶구요. "




맙소사.



이건 빨라도 너무 빨랐다.



대체 나의 어디를 보고 반했단 말인가?



나는 또 다시 멍해지는 정신을 서둘러 붙잡고선 황급히 입을 열었다.




" 아.. 그거. 그게.. 제가 이제 막 퇴근을 해가지고.. 머리도 좀 아프고.. "




그녀가 나를 불러주는건 좋긴 했다.



하지만 전화번호를 따인지（?） 한시간 만에, 친구들에게 소개를 하고 싶다니...



말도 안되게 부담되는게 사실이였다.



게다가, 유유상종 이라는 말이 있다.



간단하게 끼리끼리 논다는 말인데...



분명.. 이 여자의 친구라 함은... 이 여자 만큼의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였다.



그런데.. 그런 친구들에게 소개를 한다고?



... 여태껏 내가 잘난 맛에 살아왔다지만, 도저히 자신이 나지 않았고,



어떻게든 오늘 그녀와 만나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 차 올랐지만....




" 히잉... 나아.. 벌써 친구들 한테.. 석현씨 올꺼라고.. 이야기 해놨단 말이에요..
잉... 나 거짓말쟁이 되는거에요? "




그녀의 코맹맹소리에... 어느세 난 옷장 앞에서 옷을 고르고 있었다.




" 하하. 옷 고르고 있어요. 어디라고 했어요? 헤헤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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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다시 한번 그녀를 볼 수 있다는 생각과, 그녀가 나를 불러 준것에 상당히 기뻣지만,



어떻게 처음 본 여자의 친구들을 만나야만 하는걸까..



대체 나는 지금 이 순간 무얼 하고 있는건가.. 혼란스러웠다.



더군다나 ' 가는 날이 장날 ' 이라 했던가..



맘에 들어하던 스타일리쉬 하던 옷들은 세탁기 안에서 썩어가는 중이였기에...



대충 집어든 아웃도어 를 입고 나온지라.. 나의 자신감은 곤두박질 치고 있었지만,



결국 내 다리는 움직이고 움직여, 그녀가 있다는 Obar 앞에서 멈췄다.



어떡해야 되지? 어떡.. 해야 되지?



진짜 괜히 나와서 그 여자에게 망신살을 안겨주는 것은 아닐까.. 도착을 해서도



이것저것 걱정하고 있는 와중에 야외 테라스에 있는 그녀가 눈에 들어왔다.



하..



정말 겁나 이뻣다.



너무 이뻣다.



주말이기에, 수 많은 여자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지만



내눈에는 그녀밖에 보이지 않았고,



' 사랑의 힘（?） ' 덕분이였을까? 나는 용기를 내어 그녀 곁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이왕 이렇게 된거. 한번 제대로 해 볼 생각 이였다.



사나이가 한번 죽지 두번죽나?!








싶었던 것도 잠시..



그녀의 얼굴에 사로잡혀 이제서야 보이는 그녀의 '친구들' 모습에 나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 엥? 뭐꼬? 석현이 아이가? "

" 어? 석현이 누가 불렀노? "

" 뭐야. 열매 니가 부른다는 남자친구가 석현이였어? "






그곳에는 어렸을 적.. 한번 친구는 영원한 친구라며.. 약 빤듯이 다 같이 벗고 날뛰었던..

'옥수동 미친 암컷（!!!）' 세마리가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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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짧죠?
아직 2편이라 그래요..
헤헤헤..
재미있게 쓸게요ㅎ
재미있게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