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팩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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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아침. 햇살은 꽃잎을 비추고 벌과 나비들은 봄빛 춤을 춘다. 인은 화단 옆에 한참 서서 무언가 보고 있다. 누군가 어깨를 살짝 부딪쳐 지나가자 인은 발걸음을 돌려 수많은 인파 사이로 섞여 들어간다. 화단에는 개미떼가 죽은 비둘기의 살점을 뜯어 나르고 있었다.
시간은 8시 50분, 수업시작시간은 9시. 인은 아직 수업을 시작하지 않은 교실로 들어가 아무 빈자리를 찾아 엎드렸다.
인은 그의 정신이 점점 몽롱해지는 것을 느꼈다.

인은 우거진 정글 위에 서 있었다. 촉촉한 이끼와 부드러운 잔디, 우거진 녹음 안을 통통하게 살진 수많은 양과 염소들이 채우고 있었다. 인은 그들 하나하나를 유심히 보았다. 자세히 보면 그들 모두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던 그는 저 멀리 호수가 보이고, 그곳에 황소 한 마리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갑자기 양과 염소 떼들이 그에게로 달려와 그를 등에 태우고 호수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춤추듯 움직였다. 어느 때는 기쁜 듯, 어느 때는 위안하듯이 서서히 호수로 다가갔다.
호수에 도착하자 짐승들은 황소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 서서 움직임을 멈추었다. 인은 곧 황소가 껍데기뿐인 것을 알았다. 주위를 둘러봤을 때, 주변에 있던 동물들은 모두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춤을 추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들은 땅을 박차며 그에게로 달려갔다. 이런 제기. 지진이 일어났다.

몸이 흔들리며 인은 잠에서 깨어났다. 부산히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거의 꽉 찬 교실이 보였다. 옆자리에서 동아리활동으로 알게 된 동생 유진이 웃고 있었다. 유진이 말했다.
"이런데서 주무시면 입 돌아가요."
인은 잠시 일어났다가 피곤한 듯 책상에 다시 엎어지며 말했다.
"아 작년에 들었던 수업은 좀 자게 해줘."
이번엔 반대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형, 수업 어려워요 설명해주세요."
역시 동아리에서 만난 동생 진수가 떼쓰듯 말했다.
"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일어날게 됐지?"
유진과 진수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웃어버린다. 그 모습이 우스워 인도 피식 웃어버린다.
‘오늘 할 일이 뭐가 있더라?’
동아리 활동도 있고, 악기소모임도 있고, 며칠 뒤면 군대 가는 친구에....... 아 바쁘다 바뻐.
그렇게 생각하는 인의 입가엔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10 : 에필로그
"에이 그건 아니죠!"
동생들과 함께 학생회관으로 가는 길이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올해에도 한화는 안 된다니까?"
"그래도 10연패라니 너무 무시하는 거 아녜요?"
장난기가 동했다.
"그럼, 2013년에 한화가 10연패 이상을 한다. 에 내 오른발 발모가지를 건다."
"그게 뭐예요!"
"하하!"
인은 즐거웠다.
그가 맨 처음 원했던 것처럼 특별한 무언가가 되어 특별한 인연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인은 아무래도 좋았다. 이젠 이 시간들, 아무 의미 없는 사람들, 찰나의 풍경들 모두가 심지어 고민하고 후회하는 시간들조차 그에겐 행복이 되었기 때문이다.

인은 변화했다.
물론, 그가 감정을 느끼지 않는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아직도 사랑에 애태우고.
불만에 짜증내며.
또한 그의 잘못으로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다.......




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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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작품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8화에 사진이 업데이트 되었습니다.